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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폭발물 소포' 선거 파장은…親 트럼프-反 트럼프 누가 응답할까

美 '폭발물 소포' 선거 파장은…親 트럼프-反 트럼프 누가 응답할까
미국에서 '반(反) 트럼프' 인사들을 노린 폭발물 소포 사건의 용의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로 밝혀진 가운데 11·6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민주 양당은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여야 모두에 휘발성이 큰 '양날의 검'이라는 복잡한 성격 때문이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야권 지지층의 투표 심리를 자극할 수도, 이와 동시에 친(親) 트럼프 진영의 총결집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간) 미 의회 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야권을 향한 정치 테러 시도로 간주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거칠고 분열적인 발언이 낳은 폭력적인 정치 풍토 탓에 벌어진 사건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에 반해 트럼프 대통령은 친숙한 타깃인 '가짜뉴스', 즉 언론 탓으로 화살을 돌리고 있으며, 그의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희생양'이라며 방어를 서두르고 있다.

중간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선거 전략가들은 이번 사건으로 공화당의 선거 이슈가 잠식당한 측면이 짙다고 봤다.

경제성장, 반이민 정책 등 트럼프 어젠다에 대한 주목도가 뚝 떨어졌다는 것이다.

민주당 전략가 브래드 배넌은 "경제 성장률 3.5%는 공화당에는 정말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파이프 폭탄' 뉴스의 홍수 속에서 누가 그 뉴스를 찾아서 보겠느냐"며 "지금은 모두가 폭력과 혼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미 용의자가 체포된 만큼 이번 사건의 파급이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공화당의 오랜 전략가인 론 본진은 "이번 사건은 주말이 지나면 대중의 의식에서 거의 사라질 것"이라며 "미디어 주기(circle)는 예측할 수 없는 또 다른 일련의 이벤트에 의해 인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힐'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서로 정치적 이득을 얻고자 두려움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발물 소포가 처음 발견됐을 때는 '통합'과 '단결'을 호소했으나, 결국 사건의 책임을 언론 탓으로 돌리며 맹폭을 가하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 새벽 3시에 CNN방송을 비판하는 트윗을 올린 데 이어 용의자가 체포된 당일 저녁 노스캐롤라이나주(州) 유세에서도 "우리는 하나로 단결해야 하는데, 이 자리에 있는 언론이 그걸 원할지 모르겠다"고 미디어를 조롱했다.

민주당도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인 폭행에 연루된 연방의원 후보를 지지자들 앞에서 치켜세우고, 반복적으로 언론을 "국민의 적"이라고 규정한 것을 상기시키고 있다.

폭발물 소포 사건의 표적이 됐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날 미시간주 유세에서 "(대통령) 지위의 힘을 이용해서 언론을 '미국의 적'이라고 공격하고서는 갑자기 공손함에 대해 걱정하는 척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민주당 측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온건한 무당파가 '트럼프 심판론'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민주당 전략가 배넌은 "꽤 멋진 교외에 사는 중산층인 온건 성향의 무당파는 변화를 원했지만, 혼란을 원하지는 않았다"면서 "국민은 불안하고 초조하게 되면 집권당에 반대표를 던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능수능란한 개인기를 앞세워, 수세를 공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2016년 대선처럼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숨은 지지자, 이른바 '샤이(shy) 트럼프'를 불러모으는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 전략가 본진은 "언론의 트럼프 대통령 공격은 그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눈에는 과도하게 느껴질 것"이라며 "이는 이번 중간선거가 그들에게 어떠한 선거인지를 다시금 일깨워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과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을 부당하게 비판한다는 트럼프 우군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사건 용의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로 확인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책임질 일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고,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틀 수만 있다면 어떤 이야기라도 하는 게 언론"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편을 들었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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