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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권법원, 이탈리아에 "병든 마피아수괴 혹독한 수감은 인권침해"

악명높은 이탈리아 마피아 수괴가 죽기 직전까지 교정 당국에 의해 엄격히 통제되는 감방에 수감돼 있었던 것은 인권 침해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이탈리아 정부가 2016년 숨진 마피아 두목 베르나르도 프로벤차노를 사망 몇 개월 전까지 가혹한 조건의 반(反)마피아 감방에 특별 수감한 것은 인권 침해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25일(현지시간) 선고했습니다.

시칠리아에 근거지를 둔 마피아 분파 '코사 노스트라'를 이끌며 다수의 살인 사건과 마약 밀매, 납치 등에 관여해 마피아 '두목 중의 두목'으로 불리던 프로벤차노는 43년 간의 도주극 끝에 2006년 체포된 뒤 10년 동안 마피아 전용 감방에서 옥살이를 했습니다.

이 감방은 마피아 두목들이 감방에서 범죄 조직을 계속 관리하거나 재건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외부인 방문과 음식 구입, 신체 활동 등을 엄격히 제한하는 곳입니다.

ECHR은 이날 판결에서 "프로벤차노의 건강과 인지 능력이 급속히 악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 사법 당국은 그가 죽기 직전인 2016년 3월에도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이유 없이 특별 감호를 연장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프로벤차노는 2016년 6월 83세의 나이로 밀라노의 한 병원의 부속 감방에서 사망했습니다.

ECHR은 그러나 아버지의 인권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며 프로벤차노의 아들이 이탈리아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ECHR의 판결에 대해 유럽연합(EU)과 각을 세우고 있는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는 즉각 불만을 표현했습니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이탈리아에 대한 결정은 이탈리아인들이 내려야 한다"며 "ECHR는 또 하나의 쓸모없는 '유럽 곡예단'"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도 "비인간적인 행동을 한 것은 프로벤차노"라고 반박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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