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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반 재활용' 고발했다 결국 사직…황당한 구청 조사

<앵커>

저희가 앞서 사립 유치원의 비리 문제 집중적으로 다뤘었는데 이번에는 어린이집 이야기도 하나 전해드리겠습니다.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남은 음식으로 간식을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먹인 일이 있었습니다. 한 교사가 그 사실을 구청에 알렸는데 오히려 그 교사가 어린이집을 그만두게 됐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남주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얼마 전 서울의 한 어린이집 영아반에 간식으로 예정됐던 고구마 맛탕 대신 크로켓이 나왔습니다.

먹고 남은 음식들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어린이집 교사 : 왜 고구마 맛탕 아니냐고 했더니, 없어서 수요일에 남은 고구마 잔반하고, 오늘 점심 때 먹은 밥 잔반하고 으깨서 동글동글 만드셨대요.]

보육교사가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구청에 알렸습니다.

구청 담당자가 조사하러 나왔는데 조사 방법이 황당했습니다.

[어린이집 교사 : 구청에서 딱 그날만, 그 시간에 뭐 먹었는지 그 장면만 CCTV를 돌려보고 가신 거예요. 그래서 구청에도 그랬어요. 너무 티 나게 조사해 주셔서 제가 그만둔다고.]

내부 고발자가 빤히 드러나게 한 구청의 조사 때문에 이 교사가 신고한 사실이 드러났고 결국 스스로 그만두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내부 고발자 보호가 안 되다 보니 비리 신고를 주저할 수밖에 없는 현실.

보건복지부는 앞으로 내부 고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고발자 신분 보호를 더 철저히 하기로 했습니다 또, 보육료를 용도대로 쓰는지, 간식비나 급식비를 적절하게 쓰는지 집중점검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그동안 부정하게 받아 챙긴 보조금이 300만 원이 넘으면 어린이집과 대표자 이름을 공개했던 것을 앞으론 100만 원만 넘어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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