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별다른 공개활동 없이 보름째 '잠행'을 이어가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지난 10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같은 날 최근 개건한 삼지연관현악단 극장을 시찰한 것(11일 보도)을 마지막으로 25일 현재 15일째 보도가 없는 상태다.
교착 국면의 북미대화를 다시 궤도 위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이뤄진 이달 7일을 기점으로 보면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당 창건 기념일에 소화한 일정이 유일했다.
올여름만 하더라도 두 달 사이 약 30차례 전국 각지의 경제 현장을 시찰하며 '경제건설 총력 집중' 노선 시행을 위한 내부 분위기 조성에 주력했던 것과 대조된다.
김 위원장은 중요한 대화·협상 국면이나 대외 행보를 앞두고 공개활동을 눈에 띄게 줄여왔다.
이번 '잠행' 역시 한반도를 둘러싸고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지면서 김 위원장이 대외전략 구상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 양국의 경우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주 예고한 고위급회담 개최를 위해 협의하고 있으나 북한 측에서 확답을 주지 않아 회담 일시와 장소를 확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는 러시아 언론매체의 보도가 나왔고,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연내 일정 가운데 북러정상회담이 있다고 확인했다.
남북 정상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과 함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답방 등 김 위원장으로선 '빅 이벤트'가 될만한 계기가 줄줄이 거론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만약 북한에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면 현재 진행 중인 남북 간 대화나 북중 및 북러 간 실무협의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가 없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북미 간 대화에 대한 준비작업과 남북관계를 비롯한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국가와의 현안들을 총점검하고 일일이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