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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국민연금, 18년간 수익 짭짤했던 주식대여 중단, 왜?"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10월 24일 (수)
■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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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시장 하락시 공매도 기승
- '국내 증시 큰손' 국민연금, 공매도용 주식 대여 중단.. 외국인 쏠림 현상 우려
- 국민연금, 지난해 4조 5,00억 원 공매도·수수료 138억 원 벌어
- "국민연금 공매도가 개미 울리고 있다" 주식 대여 금지 잇따라


▷ 김성준/진행자:

꼭 알아야 할 경제 얘기를 쉽게 풀어드리는 시간입니다. <참좋은 경제>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제가 말이죠. 28년 전 얘기입니다만, 명색이 증권회사 출신인데요. 요즘 증권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요. 공매도는 또 뭐예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공매도라는 게. 아마 이 시간을 통해서 전해드렸습니다만. 주식 하락이 예상될 때, 나는 그 종목의 주식이 없어요. 남의 주식을 빌려와서 먼저 팝니다. 주가가 떨어지면 되사서 갚습니다. 저는 그 차익만큼 이득을 보는 거겠죠. 그러니까 하락장에서도 이득을 보는 투자 기법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건 주가가 하락한다는 것을 알아야겠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래서 사전에 정보력이 뛰어나고 자본력이 많은 외국인, 기관들이 주로 하고 있습니다. 비중을 보게 되면 우리나라 시장에서 외국인이 70%, 기관이 30%, 개인은 1%가 채 안 됩니다. 한 0.6% 가량. 큰손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그게 일단은 올라가는 것을 예측해서 주식을 사거나 빌려서 사는 것도 마찬가지로 정보와 판단이 필요한 것이고. 내려가는 것을 예측하는 것도 정보와 판단이 필요하니까 도박성이라는 면에서는 차이는 없겠네요. 큰 차이는 없는데 다만 내 돈 없이 남의 돈을 빌려서 주식을 사는 것이냐, 남의 주식을 빌려서 사는 것이냐의 차이인데. 글쎄요. 무언가 느낌이 공매도, 그러니까 내가 주식을 돈을 빌려서 하는 것보다 공매도라면 좀 더 도박성이 있는 것 같고, 모험적인 것 같고, 함부로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원래 주식 시장이라는 게 공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터지면 사람들이 공포심을 갖습니다. 한꺼번에 물량이 나오니까. 확 빠지니까. 그러면 부화뇌동하게 됩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무슨 일이 있네, 일단 던지고 봅니다. 그러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들 몫이라는 거죠. 왜냐하면 주식 시장은 제로섬 게임이니까. 그래서 외국인과 기관들은 이득을 보는데 개인들은 사실 자본력도 부족하죠, 개인에게 누가 주식을 빌려주겠습니까. 빌려주는 기관들이 예탁결제원, 증권금융, 증권사들, 연기금. 이런 곳이거든요. 이런 곳이 보유 주식이 많으니까. 놀면 뭐해? 주식 빌려주고 수수료 받아야지, 이런 개념인데. 신용도가 좋은 외국인들에게는 갖다 쓰세요 하지만. 개인들에게는 저 사람 신용을 내가 어떻게 믿고 빌려주지? 증거금을 요구합니다. 100만 원 어치 주식 빌릴 거야? 그러면 40만 원 위탁하지. 증거금을 내놓지. 이러니까 개인들은 엄두가 안 나는 겁니다. 이른바 슈퍼 개미들만 하는데.

▷ 김성준/진행자:

공매도라는 게 일부가 하는 게 아니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대세 하락장에 진입했느냐, 마느냐. 이런 얘기거든요. 지난주도 검은 목요일, 어제 검은 화요일이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하락할 때는 공매도가 더욱 기승을 부립니다. 그리고 오늘도 보니까 연중 최저예요. 코스피는 2,100선이 무너졌고요. 코스닥도 700선이 무너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코스닥은 고점이 2,600선에 근접했었어요. 2,598. 고점 대비 지금 정확하게 19%가 빠진 겁니다. 다우지수는 고점 대비 얼마나 빠졌을까요? 다우는 26,000 정도였거든요. 한 1,000 정도 빠졌어요. 그러니까 2~3% 정도.

▷ 김성준/진행자:

미국은 아직도 뭐.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조정을 받아도 조정을 별로 받지 않았죠. 그런데 우리는 그 동안 먹은 것도 별로 없는데 벌써 연초 대비 10% 넘게 빠졌고요. 통상 고점 대비 20% 하락하게 되면 본격적인 조정 국면,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고 얘기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일부에서는 이게 놀이동산 가서 롤러코스터를 타는데 정점, 가장 아슬아슬한 정점을 지나서 막 떨어지려는 그 구간이 아니냐는 겁니다. 물론 롤러코스터가 한꺼번에 급격하게 떨어지는 곳도 있지만 떨어지다가 다시 중간에 반등하는 구간도 반복하게 되잖아요. 그런 구간이 올 수도 있으니까 그럴 때마다 조금씩 현금화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왜냐하면 호재가 많으냐, 주식 시장이라는 것은 미래를 먹고 살잖아요. 기업 실적 좋으냐. 장담 못 해. 그러면 내년 경기 좋으냐. 그것도 아니네? 그러면 수출도 올해처럼 내년에 좋을 것이냐. 그것도 미적거립니다. 미중 무역 전쟁은 그대로고, 국제 유가가 오르고 있고, 달러 강세로 인해서 원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고. 여기에다 금리까지 오르게 되면 다 부정적이거든요. 긍정적인 뉴스가 많지 않은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이 공포심을 갖는 겁니다. 그리고 어제 주식 시장이 많이 떨어진 것은 트럼프의 한 마디였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 트럼프 참.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트럼프가 뭐라고 얘기했냐면. 지금 중국이 더 고통 받기를 원한다. 이 발언 한 마디예요. 그것도 트윗으로 한 게 아니에요. 인터넷 한 언론사, 듣보잡이라고 하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무서운 한 마디였어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 말 한 마디로. 이건 뭐지? 미국의 한 언론인이 뭐라고 얘기했냐면, 트럼프 대통령이 전한 얘기인데. 중국에 대한 관세를 완화할 의도가 전혀 없다. 대중 관세가 오래 지속돼서 중국이 고통 받도록 하는 게 미국의 영향력이 더 커지는 것이라고 믿는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이건 뭐야? 다음 달 정도 되면 미중 정상이 만나서 타협점을 찾을까 했던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무역 전쟁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런 우려가 확산된 겁니다. 거기에다가 이틀 전에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이 발표됐는데 뚝 떨어진 거예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이제 정말로 이러다 보니 하락장의 본격적인 시작이 아니냐. 그러면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심상치 않아요. 외국인들이 어제만 해도 5,000억 원 넘게 팔았어요. 기관까지 매도하다 보니까 저점, 18개월 내 19개월 내 최저치인데. 이것 고스란히 누가 사느냐, 개인 투자자들이 샀어요.

▷ 김성준/진행자:

개인 투자자들은 지금 무슨 생각으로 사나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급락한 게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저는 아무리 봐도 걱정되던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러니까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주식은 미래를 먹고 살거든요. 정말로 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 그러면 사야 되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그런 뉴스가 많이 안 보이거든요. 그리고 불확실성이 더 커지다 보니까 그래,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 10년 동안 갇혀왔던 박스피. 저점은 코스피가 1,850선 올라가면 조금 사는 척 하고 2,200 가면 다시 내리는. 그것에 갇힐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래서 주가와 공매도 얘기가 이렇게 나왔는데. 국민연금이 공매도용 주식 대여를 중단한다. 이게 그렇게 파장이 큰 문제인가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이게 왜냐면. 국민연금의 소셜 포지션이라고 하잖아요. 국내 주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요.

▷ 김성준/진행자:

사실상 대부분 대기업의 대주주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지분 5% 이상 보유한 기업이 300개. 그리고 7월 말 기준 국내 주식 보유액이 132조 원 갖고 있거든요. 전체 시가총액의 7%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증시 최대 큰손인데. 그런데 국민연금이 만에 하나 단타 매매를 하게 되면 우리 시장이 어떻게 될까요? 말이 안 되죠. 그래서 본의 아니게 국민연금은 장기 투자가예요. 그런데 놀면 뭐합니까. 내가 보유한 주식 빌려줘서 수수료도 받겠다고 합니다. 그게 2000년 4월부터 국민연금이 외국인과 기관들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한 거예요. 그런데 이 수익이 짭짤해요. 하락장에서는 특히나.

▷ 김성준/진행자:

수입 때문에 그랬군요. 빌려준 주식 수수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지난 해 한 해 동안 빌려준 주식이 4조 5,000억 원 정도 되는데.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수수료가 138억 원 정도예요. 물론 전체 규모에 비해서는 미미하지만.

▷ 김성준/진행자:

그래도 국민연금 기다리는 우리 같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아쉽기는 하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죠. 놀면 뭐하느냐. 한 푼이라도 벌자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무엇이냐.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어떤 얘기가 오고가고 있느냐. 국민연금의 주식 대여가 공매도를 부추기고 있다. 이게 공매도의 피해자가 개인 피해자들이고, 결국 국민의 노후자금이 개미를 울리고 있는 게 아니냐. 그래서 궁극적으로 보면 주가가 떨어졌다는 것은 국민연금도 보유 지분 가치가 하락하니까 손해다. 이런 논리로 인해서, 그럴 바에야 차라리 국민연금 주식 대여 금지해 달라는 청원이 잇달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제였죠.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국정감사에 참여해서 이 문제를 제기하니까. 우리 이미 지난 22일부터 국내에서는 신규 주식 대여 하지 않고 있다. 중단했다. 그리고 기존에 대여된 주식도 연말까지는 점진적으로 빼겠다, 해소하겠다고 밝혔는데. 이게 국민연금이 공매도 세력에 종자돈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수용한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렇게 되면 주가 하락세에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을까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런데 굉장히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해요. 왜냐하면 문제는 공매도가 사실 비중을 보니까, 앞서 얘기했지만 공매도가 하락할 때 돈 버는 투자 기법이라고는 했는데. 이게 전체 공매도 시장에서. 국민연금의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요? 국민연금이 주식 대여해주는 비중이 1%가 안 됩니다. 그런데 외국인이 지금 우리 국내 주식의 30%를 갖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러면 국민연금이 빠졌어. 그러면 플레이어가 외국인과 기관으로 더 좁혀지는 거죠. 그렇게 되면 과연 국민연금이 주식 빌려주지 않는다고 공매도 시장이 안정되느냐,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주식을 빌려주는 예탁결제원이나 증권금융. 이런 곳도 있을 수 있고. 그리고 또 하나 전체 주식 대여 시장의 큰손인 외국인으로 쏠림 현상. 그 동안 수수료도 다 외국인이 가져가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공매도 금지해야 되는 것 아니냐, 정치인들이 물었더니. 공매도를 그렇게 금지할 수는 없다. 시장의 한 가지 작용이라고 했나요? 어떤 표현이 있었는데. 그런데 공매도가 시장에서 하는 역할이라는 것은 뭐예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정부가 지금 공매도 폐지를 못 하는 이유가. 첫 번째가 공매도라는 게 부정적인 요소를 빨리 반영시켜서 주가 버블, 버블이 커지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두 번째가 하락장에서는 거래를 잘 안 하거든요. 그런데 공매도는 하락장에 베팅하다 보니까 유동성, 거래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고요.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한데. 대부분의 국가에서 거래를 허용하고 있어요. 그런데 대한민국만 공매도를 금지한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할 메리트가 하락하는 거죠. 그렇지 않아도 국내 증시는 지금 신흥 국가예요. MSCI 지수 기준 중국과 마찬가지로 신흥국에 포함되어 있는데. 이렇게 되면 오히려 더 외국인 자본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로 정부는 공매도 폐지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참 주식 시장 복잡하네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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