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연루된 사우디 정부 인사들의 비자를 취소하는 조치에 착수했습니다.
카슈끄지가 지난 2일 실종된 후 21일 만에 나온 미국의 첫 응징 조치로, 앞으로 공식적 제재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책임이 있는 사우디 정부 관리들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이들에 대한 비자 취소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러한 처벌은 미국의 마지막 조치가 아닐 것"이라며 추가 제재을 예고했습니다.
미 국무부가 기존 비자를 취소하거나 향후 비자 신청시 부적격자로 분류한 사우디 정부 인사들의 숫자는 모두 21명으로, 구체적인 면면을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AFP 통신은 해당 인사들이 사우디 정보기관, 왕실, 외무부와 그 외 정부부처 출신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도 이번 비자 취소 대상자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재무부와 함께 '국제 마그니츠키법'에 따라 카슈끄지 살해에 연루된 사우디 인사들에게 자산 동결이나 여행 금지 등을 포함한 금융 제재를 가할 수 있을지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사태 초기 사우디 정부를 두둔하는 듯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발언 수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우디 정부를 겨냥해 "그들의 작전 계획은 매우 나빴고, 형편없이 수행됐다"면서 "이번 은폐는 역사상 최악의 은폐"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