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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실과 무관" 수습 총력…국제사회 "철저 규명" 반발

사우디 "왕실과 무관" 수습 총력…국제사회 "철저 규명" 반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피살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정하고 왕실이 직접 유족에게 조의를 표하는 등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럽 주요국가들이 보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터키 정부가 조만간 독자적으로 사건의 진실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하는 등 국제사회의 비판과 반발은 오히려 확산하는 양상입니다.

특히 사우디의 '절대 실력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배후설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후폭풍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빈 살만 왕세자는 무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알주바이르 장관은 "카슈끄지의 피살과 관련된 이들은 자신의 권한 밖의 일을 했다"며 "이들 가운데 누구도 무함마드 왕세자와 가까운 관계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카슈끄지에 대한 작전은 상부의 지시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진행된 작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우디 국영 SPA 통신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과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의 유족에게 전화를 걸어 애도를 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살만 국왕은 카슈끄지의 아들 살라 자말 카슈끄지에게 전화를 걸어 조의를 전했고, 빈 살만 왕세자도 역시 살라에게 전화로 애도를 표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국왕과 왕세자가 카슈끄지 유족에게 전화를 걸어 애도를 표한 것은 사우디 왕실이 이 사건과는 무관하다는 정부 발표의 연장 선상으로도 해석됩니다.

사우디 왕실을 두둔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워싱턴포스트와 전화인터뷰에서 "나는 왕세자의 책임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정치권 대부분과 국제사회는 사우디 정부의 발표내용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에 뜻을 같이했습니다.

터키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에르도안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 사건이 모든 측면에서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여야 상원의원들은 사건 배후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정면으로 지목하고 나섰고, 이 중 일부는 왕세자 교체 필요성도 제기했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CNN방송에 출연해 "왕세자가 카슈끄지를 살해했다면 그는 이미 선을 넘은 것"이라며 "처벌과 대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코커 위원장은 "나는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가 그것을 했다고 생각하느냐"고 스스로 물은 뒤, "그가 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당 랜드 폴 상원의원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왕세자가 연루됐으며, 그것을 지휘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딕 더빈 상원의원은 NBC방송 '밋 더 프레스'에 나와 "모든 곳에 왕세자의 지문이 있다"고 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앞으로 왕세자의 사우디 왕위 계승에도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폴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제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솔직히 말하면 왕세자가 교체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독립적인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며, 그 결과에 따라서는 왕세자 교체까지도 열어둬야 한다고 가세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3개국은 공동성명을 내고 카슈끄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추가 조사를 통해 사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3개국은 공동 성명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발표한 추정 외에 지난 10월 2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시급한 해명이 필요하다"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관한 추가적인 설명의 신뢰성에 근거해 우리는 최종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사건의 진상이 완전히 규명될 때까지 사우디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지난달 독일 정부는 올해 사우디에 대해 4억1천600만유로 규모의 무기 수출을 승인한 바 있습니다.

독일의 지멘스사도 사우디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 주최로 열리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 행사에 불참하라는 압박을 정치권으로부터 받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사진=메타포라 프로덕션 영상 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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