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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청학련 연루' 누명…기독학생총연맹 총무 43년 만에 무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에 연루돼 실형이 확정됐던 전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총무 이직형 씨가 재심을 통해 누명을 벗었습니다.

1975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지 43년 만입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는 내란 선동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씨는 1974년 3월 유신 정권에 반대하는 민청학련 구성원과 만나 정부 전복을 목적으로 하는 폭력혁명 계획을 격려하고, 그에 필요한 자금 지원 요청을 수락한 혐의를 받습니다.

1심을 맡은 비상보통군법회의는 그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20년과 자격정지 15년을 선고했습니다.

이씨가 항소했지만 2심은 징역 12년 및 자격정지 12년을 선고했고, 이는 1975년 4월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이씨는 "내란을 선동한 사실도 없고, 민청학련의 존재도 모르는데도 유죄를 선고한 것은 부당하다"며 지난해 9월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그는 "사회 부정부패에 대한 시정과 각성을 촉구하기 위한 의사 표현 방법으로 과감한 정부비판 시위를 하려고 한 것이지 결코 국가변란이나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도 주장했습니다.

재심을 심리한 재판부는 내란 선동 혐의의 유죄 근거가 된 이씨와 관련자의 수사기관 진술에 대해 "불법 감금 상태에서 폭행 및 가혹 행위에 의한 것으로 임의성이 없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어 "그 밖의 증거만으로는 이씨가 국헌을 문란하게 하거나 내란을 선동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민청학련 구성원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수사정보기관에 제대로 알리지 않아 대통령긴급조치를 위반했단 혐의에 대해서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긴급조치 1·4호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무효로 판단했다"며 공소사실 자체가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선고를 마친 후 이씨에게 "장기간 위법적 법령과 잘못된 판결로 인해서 심신에 상당한 고통을 당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늦게나마 재판부가 피고인에 대해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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