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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 빈국 아이티서 또 격렬시위…석유 원조자금 유용 항의

카리브 해의 빈국 아이티에서 수백 명의 시민이 베네수엘라가 창설한 석유 원조 프로그램의 자금 유용 스캔들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A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시위대는 이날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페트로카리베의 자금 사용에 대한 투명성 제고와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면서 도로를 차단하고 타이어를 불태웠습니다.

2005년 6월 베네수엘라와 중남미 카리브 해 국가 간에 맺은 페트로카리베는 베네수엘라에서 석유를 구매한 회원국이 대금을 장기간에 걸쳐 낮은 이자로 지불하는 원조 프로그램입니다.

일부 대금은 농산물로도 갚을 수 있습니다.

아이티 상원은 최근 조사를 통해 미셸 마르텔리 전 대통령 집권 시절에 최소 14명의 관료가 페트로카리베 기금에서 38억 달러(약 4조2천800억 원)를 전용한 정황을 밝혀냈습니다.

페트로카리베를 통해 거둔 이익이 무한정 계속된 정부 발주 공사의 대금으로 지급됐다는 것입니다.

시위대는 모이즈 대통령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아이티의 독립영웅 장 자크 데살린의 죽음을 기리기 위한 행사에도 몰려가 항의했습니다.

경찰은 시위가 격렬해지자 비무장한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포했습니다. 경찰 1명이 헌화식 후에 시위대가 던진 돌에 맞아 다치기도 했습니다.

이번 시위는 연료비를 인상하려다가 촉발된 정국 불안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7월 잭 가이 라폰탕 총리가 사임한 지 3개월 만에 다시 일어났습니다.

아이티 정부는 당시 휘발유 38%를 포함해 디젤 47%, 등유를 51% 각각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이티 정부가 지난 2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수 증대를 위한 연료 보조금 삭감에 합의한 데 따른 후속조치였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급격한 인상에 반발해 거리에서 타이어에 불을 지르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로 최소 7명이 사망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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