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모 고교 시험지 유출 "학생 3명 이상 연루 정황"

전남 목포의 한 고등학교에서 터진 중간고사 영어 시험지 유출 사건에 연루된 학생이 최소 3명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교사들이 문제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완성되지 않은 시험지가 유출됐는데 자료를 도둑맞은 교사 연구실이 평소 잠겨 있지 않아 추가 유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목포경찰서에 따르면 목포의 한 사립고교 중간고사 직전 한 학생이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영어 시험지를 보고 있는 학생의 모습을 촬영해 자신의 부모 등에게 유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상단에 '2학기 중간고사'라고 적힌 시험지에는 객관식 8개, 주관식 3개 등 11문항이 담겨 있었습니다.

총 30문항 중 교사 7명이 2명씩 짝을 이뤄 각각 모의고사, 교과서, 외부 자료를 토대로 10문항 안팎씩 출제하는 데 이 중 일부가 유출된 것입니다.

실제 중간고사 당시 유출된 11문항 대부분이 그대로 출제됐습니다.

경찰은 지난 10일 이같은 첩보를 입수하고 관련자 조사에 나섰습니다.

사진이 찍힌 시점은 1일 오전이며 교사들은 추석 전 11문항을 작성해놓았습니다.

교사들은 지난달 18일 문제를 취합해 19일 모든 과목 문제를 학교 측에 제출했으며 개별적으로 출제한 자료는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진상 조사 과정에서 학교 측은 또 다른 학생이 지난 2일 교사 연구실에 들어가 USB가 꽂힌 컴퓨터에서 일부 문제를 출력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유출된 시험지는 모두 동일한 것이었습니다.

시험지를 무단 출력한 학생은 미리 문제를 풀어보고 의문 나는 문항에 대해 별도로 메모도 해놓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학교 측은 최종본으로 완성된 시험지는 보안을 유지하며 관리하지만, 교사들이 수시로 출입하는 교사 연구실은 시험 기간에도 잠그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시험지를 무단 출력한 학생과 출제 교사의 휴대전화와 외장 하드 등을 조사해 유출 경로와 추가 유출 여부 등을 파악하고 전체 시험지를 취합하는 교사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사진 속 학생과 사진을 촬영한 학생 등의 진술을 토대로 1차 유출 경로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사진 속 학생이 "친구에게서 이메일로 시험지를 받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이 학생도 추가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