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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기성정당 불만, 진보·극우 지지로…메르켈 "신뢰 회복할 것"

獨 기성정당 불만, 진보·극우 지지로…메르켈 "신뢰 회복할 것"
▲ 메르켈 독일 총리 

독일에서 지난해 9월 총선 이후 치러진 첫 지방선거인 바이에른 주 선거 결과는 심화하는 기성 정치권의 위기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중도우파와 중도좌파가 참여한 대연정 정당에 등을 돌린 유권자들은 극우와 진보에 표를 던지면서 기성 정치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의 자매당인 기독사회당은 1950년 이래 최저 득표율을 나타냈다.

37.2%에 그치며 과반의석에 실패했다.

기사당은 1962년 이후 2008∼2013년을 제외하고는 과반의석을 차지했었다.

기민당은 바이에른 주에서 후보를 내지 않고 기사당의 선거를 지원해왔다.

연방정부에서 기민·기사 연합의 연정 파트너로 중도좌파인 사회민주당도 이번 선거에서 쓴잔을 마셨다.

득표율이 이전 선거의 절반인 9.7%에 그치며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기사당과 사민당의 득표율을 합쳐도 과반이 안되는 셈이다.

기사당은 바이에른 주 지역정당으로 11.6%를 얻은 자유투표자당과 연정을 구성할 전망이다.

기성정당에 대한 민심 이반은 정치·사회·경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 때문으로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대연정을 꾸려 지난 3월 출범한 메르켈 4기 내각은 난민 정책 등에 대한 이견으로 내홍을 겪어왔다.

보수 유권자들을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빼앗길 것을 두려워한 기사당은 난민 강경책을 밀어붙이면서 대연정 내 파열음을 냈다.

더욱이 극우세력을 옹호했다가 논란을 일으킨 정보기관 수장의 인사 문제로 대연정은 내부 갈등을 노출하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 지지층을 떠나게 했다.

독일 경제는 호황기를 누리고 있지만, 부동산 가격 급등과 늘어가는 경제적 격차에 유권자들의 실망감은 커져 왔다.

반사이익은 진보정당인 녹색당과 AfD가 얻었다.

녹색당은 17.5%의 득표율로 제2 정당 자리를 차지했다.

이전 선거보다 8.9% 포인트나 더 얻었다.

여론조사에서도 녹색당은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지지율이 올라갔다.

AfD는 10.2%의 득표율을 얻었다.

애초 제2 정당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일각의 관측과는 거리가 있는 결과지만, 바이에른 주 의회에 처음으로 입성하게 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AfD는 독일의 16개 주 가운데 15개 주 의회에 진출하게 됐다.

이번 선거 결과로 메르켈 총리와 기사당 대표인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 안드레아 날레스 사민당 대표 등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당장에 보수적인 정책으로 대연정 분란의 원인을 제공한 제호퍼 장관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다.

페터 람자우어 전 기사당 부대표는 현지언론에 "재앙적인 결과를 얻었다"며 "리더십에 대한 논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민당 청년조직인 유소스의 케빈 퀴네르트 대표는 연정이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면서 사민당이 연정을 떠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가뜩이나 날레스 대표는 제호퍼 장관을 제어하지 못하고 끌려갔다는 당내 비판을 받아왔다.

메르켈 총리는 정부가 유권자에게 신뢰를 잃은 결과라고 인정하면서 잃어버린 유권자들을 다시 찾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산업 대표자들과의 모임에서 "신뢰를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최대한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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