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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급 '레슬리' 포르투갈 강타…1명 숨지고 30만 가구 정전

좀처럼 허리케인 피해를 겪지 않았던 포르투갈에 이례적으로 허리케인급 위력을 지닌 열대성 폭풍 '레슬리'가 지나가면서 1명이 사망하고 30여만 가구에 전력이 끊어지는 등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다.

신화통신은 14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루사 통신을 인용해 포르투갈 북부 코임브라 지역에서 쓰러지는 나무에 맞은 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포르투갈 국립해양대기연구소(IPMA)에 따르면 코임브라 피게이라다포스에서는 포르투갈 관측 사상 가장 강한 시속 176km의 바람이 불었다.

또 레슬리의 영향으로 61명의 이재민과 대규모 정전사태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AFP 통신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가장 피해가 심한 지역은 수도 리스본을 비롯해 북부의 코임브라, 레이리아, 아베이루, 비에주, 포르투 등이었다.

포르투갈 국가시민보호국에 따르면 30만 가구 이상이 정전으로 불편을 겪은 가운데 1천 그루 가까운 나무뿌리가 뽑히고 지역적으로 홍수가 발생하는가 하면, 20여 편 이상의 항공편이 결항하고 주요 고속도로의 통행이 통제됐다.

유럽 여자 롤러 하키 대회 결승전이 열리고 있던 체육관 지붕이 날아가면서 경기가 중단되기도 있었다.

한 주민은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것을 본 적이 없다"면서 "차들이 쓰러진 나무에 박살 나는 등 마을이 전쟁상황 같았다. 모두 걱정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대서양의 허리케인은 보통 아메리카 연안에 타격을 가하며, 이베리아 반도에 상륙한 사례는 기상 관측 사상 5건에 불과할 정도로 드물다.

대서양이 매우 차갑고 대서양 위의 기류가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발생한 레슬리는 이후 허리케인에서 열대성 폭풍으로 격하됐지만, 여전히 허리케인급의 위력을 유지하면서 포르투갈에 상륙했다.

이 때문에 AFP는 약 3주간 소멸하지 않은 레슬리의 별명이 '좀비'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스페인 기상청은 레슬리가 이베리아 반도를 거쳐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포르투갈 국가시민보호국은 구조물 낙하 우려와 청소작업 등이 필요한 만큼 15일 24시까지 포르투갈 본토에 황색경보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밖에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최근 몇 년 사이 유럽 지역의 열대성 폭풍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는 단순히 우연일 수도 있지만 (허리케인이 늘어나는 방향으로의) 우려스러운 새 국면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2017년 10월 허리케인급 강풍을 동반한 열대성 폭풍 '오필리아'가 아일랜드에 상륙했고, 2005년에는 허리케인 '빈스'가 스페인 남부를 타격했다는 것이다.

빈스 이전에 스페인을 타격한 열대성 폭풍은 176년 전인 1842년이 유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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