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운 노조 취업시켜줄게" 피해자 67명에 7억 8천만 원 가로채

취업을 미끼로 구직자 67명을 속여 7억8천여만원을 가로챈 울산의 항운노조 간부 등 3명이 구속됐습니다.

울산해양경찰서는 온산항운노조 사무국장 43살 조 모 씨와 조 씨 인척인 노조원 김 모 씨, 김 씨의 친구인 최 모 씨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검거해 모두 구속했습니다.

조 씨 등은 2015년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구직자와 실직자 67명을 상대로 "2014년 신규 설립된 온산항운노조에 취업시켜주겠다"고 속여 총 7억8천4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조 씨 등은 "3개월 안에 취업이 가능하다"며 우선 노조가입비 명목으로 피해자 1명당 500만원씩을 받아 챙겼습니다.

약속한 3개월이 지난 후 피해자들이 취업이 왜 되지 않는다며 따지자, 조 씨 등은 "간부들에게 접대하면 대기 순번이 빨라진다"며 진행비 명목으로 또다시 돈을 요구했습니다.

조 씨 일당은 진행비로 한 명당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2천500만원까지 추가로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 씨 일당에게 돈을 건넨 피해자 중 실제로 취업이 된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피해자 중 몇몇은 3개월 안에 취업을 시켜준다는 조 씨 일당의 말에 속아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씨는 온산항운노조에서 대외협력부장 겸 사무국장을 맡고 있었으나, 피해자들에게는 자신을 부위원장이라고 소개하며 곧 취업을 시켜줄 것처럼 행세했습니다.

이들은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돈을 유흥비나 생활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울산해경은 온산항운노조에 취업 명목으로 노조가입비를 줬지만, 취업은커녕 돈도 돌려주지 않는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후 4개월간 계좌 추적과 압수수색을 통해 조씨 일당을 검거했습니다.

특히 조 씨 일당은 해경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범행했으며, 피해자들에겐 수사기관의 방해로 취업 시기가 지연되고 있다고 속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울산해경 관계자는 "조 씨 일당의 사기 행각이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진행돼 점차 피해자가 늘어났다"며 "취업을 빙자해 금품을 요구하는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