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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간쫓겨 합의 않겠다' 의지…치열한 北·美'밀당' 예고

조민성 기자 mscho@sbs.co.kr

작성 2018.10.10 10:4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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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이하 현지시간)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오는 11월 6일 중간선거 이후에 열릴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비핵화와 상응조치 등 정상회담 의제를 둘러싸고 북미 간에 길고 치열한 '밀고 당기기'가 예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오와 주에서 열리는 중간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에어포스원을 타고 가는 도중 기자들에게 북미정상회담 시기에 언급, "중간선거 이후가 될 것이다. 지금 당장은 갈 수 없다"고 명시적으로 밝혔습니다.

애초 지난달 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CBS 인터뷰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10월에 열릴 수도 있지만, 그 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을 때부터 회담 시기는 중간선거 이후 쪽에 무게가 실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7일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한 이후 미국 정부발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정상회담이 선거 전에 개최되는 급반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던 게 사실이니다.

북한이 선거 결과에 따른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 변화 리스크를 감안해 선거 전 '조기 개최'를 강하게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런 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로 시기를 못 박음에 따라, 북미 양측은 일단 '연내 개최'를 시야에 두고 의제와 일정·장소를 조율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외교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중간선거 이후'로 일찌감치 못 박은 데는 우선 중간선거에 집중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과거 사례로 볼 때 외교사안이 미 중간선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음을 고려해 일단 북미정상회담을 선거 이후로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전 행정부가 이루지 못했던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진행된다면 트럼프 미 행정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다른 각도에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이후 북미정상회담 개최' 천명은 시간에 쫓겨 '졸속 합의'를 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 표현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철저한 계산을 바탕으로 해야 할 비핵화-상응조치 '빅딜'을 시간을 갖고 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 정부 특사단에 '트럼프 1차 임기(2021년 1월 종료) 내 비핵화'를 거론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 등은 각종 계기에 "시한을 설정하지 않겠다"며 '조기 비핵화' 보다는 '검증된 비핵화'를 강조해왔습니다.

더욱이 1차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미국 조야에서는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는 있지만 합의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던 터라 2차 정상회담에서는 반드시 비핵화 관련 중요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둘러싸고 북미 간에 사실상 '시한 없는' 밀고 당기기가 시작되게 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르면 내주초 시작될 스티븐 비건 미 대북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의 실무협상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대(對) 종전선언 등의 구체적 합의가 어느 정도 이뤄져야 본격적인 2차 북미정상회담 시기·장소 논의로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통해 빅딜을 하는 '톱다운' 식 접근을 강하게 희망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실무 협상에서부터 단단히 다지는 기조로 나갈 경우 양측간 의제 조율이 생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가 목표로 추진해온 연내 종전선언의 성사 가능성도 북미간 실무 협상과 그에 따른 북미정상회담의 개최 시기와 긴밀히 연계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10일 "비건-최선희 실무회담이 내주에 열리는지도 관측 포인트"라며 "미국의 기대대로 조기에 잘 열리면 북측도 조율할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긍정적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조기에 열리지 않으면 북한도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