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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등 하나에 화재 속수무책…저유소 환기구 어떻길래

<앵커>

지금까지 나온 수사 결과를 보면 결국 작은 풍등 하나 때문에 이 큰불이 난 겁니다.

정말 막을 수 없는 화재였던 건지 또 처음에 휘발유 탱크 만들 때부터 혹시 구조상의 문제는 없었던 건지 이어서 김관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스리랑카인 D 씨가 날린 풍등의 불이 휘발유 저장 탱크 주변 풀밭에 옮겨붙었다고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이 불이 휘발유 탱크 덮개에 50cm 높이로 10개가 설치된 환기구로 나오는 유증기와 반응해 폭발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인화성이 강한 유증기가 나오는 환기구가 불이 쉽게 닿을 정도로 낮게 설치된 점에 경찰은 주목합니다.

탱크 주변 잔디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송유관공사는 지난달 추석 전에 유증기 환기구 주변의 풀을 짧게 깎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유증기 환기구 부근 잡풀이 어른 무릎 높이까지 자랐고 일부는 불이 붙기 쉬울 정도로 풀이 뭉쳐 있었다는 수사결과를 내놨습니다.

경찰은 불티가 유증기 환기구로 바로 들어갔을 가능성도 생각합니다.

환기구로 불순물이 들어가는 걸 막아줄 인화 방지망이 제대로 붙어 있었고 또 제 역할을 했는지는 확인이 안 됐습니다.

[제진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인화방지망이 있으면) 타들어갈 수가 없어요. 열이 구리를 통해서 옆으로 발산돼 버리죠. 가스(유증기)가 착화 온도에 도달되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유증기를 액체로 바꿔 탱크 밖으로 빼지 않는 유증기 회수 장치의 필요성을 말합니다.

송유관공사는 유증기 회수 장치가 개당 17억 원의 비용에 비해 효율도 낮고 법적인 설치 의무도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유류저장소에 대한 보안과 안전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전국에 있는 유류저장소 8곳 가운데 국가 중요시설로 지정돼 관리되는 곳은 저유량이 1억 5천만 리터를 넘긴 판교 저장소뿐입니다.

국가 중요시설은 군이 경비를 책임지고 매년 2차례 점검과 화재 대비 훈련도 합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하성원, CG : 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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