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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추기경 "가톨릭, 성직자 독신주의 등 구조개혁 논의 필요"

독일 추기경 "가톨릭, 성직자 독신주의 등 구조개혁 논의 필요"
최근 사제들에 의한 아동 성 학대 추문이 세계 곳곳에서 수면 위로 드러나며 가톨릭 교회가 신뢰에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성직자 독신주의 등 가톨릭의 근본 구조에 대한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독일 출신의 라인하르트 마르크스 추기경은 5일 "교회가 조직 전체를 뜯어고치는 대대적인 개혁으로 성직자에 의한 아동 성 학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정부와 경찰 등의 개입 가능성이 점점 커질 것"이라며 교회 조직의 전면적인 쇄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최근 미국, 호주, 칠레 등에서는 성직자들이 과거 아동을 상대로 저지른 성적 학대가 드러나며, 사제들이 수사 선상에 오르고, 재판을 받는 일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르크스 추기경은 이날 로마의 교황청립 대학인 그레고리안 대학에서 아동보호를 주제로 열린 회의에서 "가톨릭 교회는 상당한 신뢰를 잃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한탄하며, 근절되지 않는 이같은 범죄가 가톨릭 특유의 구조적인 원인과 연관이 없는지에 대해 진솔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마르크스 추기경은 독일 가톨릭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독일주교회의의 의장이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회 내부 개혁 작업을 돕는 9인 추기경자문단의 일원으로, 현재 세계 가톨릭 교회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

그는 그러면서 성직자 독신주의를 비롯해 고위 성직자들의 권력 남용, 성직자 제일주의, 성적 취향과 관념, 성직자 훈련 방식, 피해자 지원, 범죄자 처벌, 교회법에 따른 기소 등 다양한 안건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그는 개신교와는 구별되는 가톨릭의 독신주의라는 규정이 성 학대로 직접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인간적인 약점과 결합해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그는 동성애와 관련해서는 "성에 대한 교회의 입장이 사제 직분에 매료되는 사람들의 유형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고찰할 필요가 있다"며 "문제는 우리가 성직자 재목을 선택하는 데 있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라고 강조했습니다.

마르크스 추기경은 이밖에 "성직자에 의한 성 학대를 부인하고, 축소하고, 은폐하기 위한 교회의 미온적인 변명은 신자들에게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이런 변명을 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범죄자의 범죄에 공모하고, 피해자들의 고통에 기여하는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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