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공작 지휘' 조현오, '친정'에 구속…경찰 총수 첫 치욕

<앵커>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 공작을 지시한 혐의를 받아왔던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결국 구속됐습니다. 전직 경찰 총수가 검찰이 아닌 경찰의 수사를 받다 구속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법원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 대해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오늘(5일) 새벽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영장 심사를 마치고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대기하고 있던 조 전 청장은 바로 구속 수감됐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있다고 말했다가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두 차례 구속된 이후 5년 만입니다.

그리고 경찰 수사로 구속된 첫 전직 경찰청장이 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습니다.

조 전 청장은 2010년 1월부터 2012년 4월까지 경찰관 1천 5백여 명에게 당시 이명박 정부에 유리한 댓글과 게시글 3만 3천여 건을 달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댓글은 천안함 사건과 한진중공업 희망 버스, 한미 FTA 같은 주요 현안에 집중됐습니다.

조 전 청장은 허위 사실로 경찰을 비난하면 적극 대응하라고 지시했던 건데,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구속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조현오/前 경찰청장 (어제 영장실질심사 직후) : 본래 제가 의도했던 것보다 일부 달리 댓글을 달았던 부분에 대해서는 큰 책임을 느끼고…]

조 전 청장은 당분간 경찰서 유치장에서 지내며 조사를 받게 됩니다.

경찰은 조 전 청장이 관련된 댓글과 게시 글이 모두 6만 건이 넘을 것으로 보고 계속 조사한다는 방침입니다.

(영상편집 : 오영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