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F X 김동식] 거상의 거래법 3편

D포럼, 김동식 작가 신작 단독 연재

SBS 뉴스

작성 2018.10.05 16:1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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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SDF X 김동식] 거상의 거래법 3편
※ SBS 보도본부는 지식나눔 사회공헌 프로젝트인 "SBS D 포럼(SDF)"의 연중 프로젝트 중 하나로, 김동식 작가와의 단독 단편소설 연재를 진행합니다.

SDF2018의 올해 주제는 "새로운 상식-개인이 바꾸는 세상".김동식 작가 본인이 이 주제에 부합하는 인물인 동시에 작품을 통해서도 같은 주제를 고민해온만큼, SDF는 11월 1일 오프라인 포럼 전까지 SBS 사이트를 통해 작품 10편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사내가 긴장한 눈으로 급히 핸드폰 화면을 좇을 때, 영상 속 외국인이 신호탄을 터트렸다!

" 아아! "

사내의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다음 순간, '투두두둑!' 사내의 코앞으로 돈다발이 쏟아졌다!

" 으아아아아! "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른 사내의 입이 귀에 걸렸다. 안 세봐도 칠천만 원이다. 10만 원도 안 하는 조명탄을 1억에 판 것이다!

사내는 돈다발을 들고 미친 듯이 환호했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이게 끝이 아니라는 생각에 더욱 좋았다. 요령을 터득한 사내에게는 황금빛 미래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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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는 친구들에게 건하게 술을 쐈다.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안 할 수 없었다.

" 야~ 야! 인생 한 방이야! 너희들 개미처럼 일해서 언제 사람답게 살래? "

" 뭐 인마? "

" 야야야, 옛날처럼 성실하게 꾸준히 일하는 것만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세상이면 나도 이런 말 안 하지! 10년 20년을 일해도 내 집 하나 장만 못 하는 게 현실이잖냐. 인생 한방이야. 비트코인처럼. "

사내는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자신을 무시하던 친구들을 무시할 수 있는 자신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 뭐, 너희들처럼 사는 것도 나쁘단 건 아니지만, 난 월급쟁이 생활은 영 적성에 안 맞더라~ "

" 이 새끼 뭐야? 비트코인으로 쫄딱 망했다더니, 너 뭔 로또라도 맞았냐? "

" 글쎄? 로또는 로또지만, 운이 아닌 실력으로 버는 로또지! 으하하하! "

" 뭔 소리야? "

사내는 절대 비밀을 알려줄 생각이 없었다. 위급상황에 처한 사람은 한정되어 있을 테니까.

언제든지 술값을 계산하겠단 말로 술자리를 끝낸 사내는, 본격적으로 물건들을 사러 다녔다. 어떤 상황에 어떤 물건을 누가 필요로 할지 모르니, 생각나는 모든 걸 구했다. 위성전화기도 사고, 각종 배터리와 호신용품, 심지어는 뱀독 해독제까지 생각이 뻗쳤다. 생각보다 구하기 힘들었지만, 가장 그럴듯한 상황이 그려졌기에 힘들게 구했다.

" 와 무슨 해독제가 몇십만 원이야? 얼마에 팔아야 하나 "

약병을 들고 돌아오는 길. 사내는 내내 한 손에 핸드폰과 한 손에 약병을 유지했다. 아니나다를까,

[ 초대박! 거상이 될 기회! ]

" 으아! 역시! 내 판단은 틀리지 않았어! “

급히 확인한 핸드폰 화면에는 해독약 병을 들고 있는 사내의 사진과 [ 물건을 판매하시겠습니까? 수락 / 거절 ] 문구가 반짝이고 있었다. 당장 수락을 누른 뒤, 사내는 후회했다.

" 아 젠장! "

지금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이 길거리에서 돈다발이 쏟아진다면 곤란했다. 사내는 급히 인적이 없는 곳을 향해 달렸다.

[ 네 번째로 뵙게 되었습니다. 반갑습니다. ]

" 예, 예! 잠시만요! "

사내의 마음과는 달리,

[ 잠시만은 불가능합니다.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긴급한 상황이니까 말입니다. ]

악마는 바로 핸드폰 화면을 영상으로 전환했다. 영상을 본 사내도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영상 속에는 한 노인이 가슴을 움켜쥐고 풀밭에 쓰러져있었다.

[ 아무리 돈이 많아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목숨입니다. 이번 고객님은 자신의 저택 앞마당에서 혼자 위급한 상황을 맞이하고 말았네요. 코앞의 집까지 갈 힘도 없어 보입니다. 평소 자식들에게 잘해주었다면 좋았을 텐데. ]

겨우 한적한 골목으로 들어간 사내가 얼른 상황에 집중했다. 한눈에 보아도 영상 속 노인은 위급해 보였고, 또 돈이 많아 보였다.

[ 이대로라면 저 고객님의 미래는 고독한 죽음밖에 없겠지만, 다행히도 당신이 딱 맞게 구원이 되었습니다. 물건을 얼마에 파시겠습니까? 금액을 제시할 기회는 한 번뿐입니다. ]

급박한 상황, 사내가 고민할 시간이 길지 않아 보였다. 1억 부를까? 아니면 10억을 불러볼까?

[ 시간이 없습니다. ]

" 으 잠깐! "

사내는 역지사지로 생각해봤다. 내가 돈이 많다면, 죽음 앞에서 얼마까지 낼 수 있을까? 내가 저 노인이라면, 그렇다면 얼마까지 가능할까? 얼마를 제시하든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나? 억울하더라도 죽기 싫으면 어쩔 수 없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건 나고, 내가 갑이다.

[ 시간이, ]

순간, 사내는 질러 버렸다!

" 백억! 백억에 팔겠습니다! "

[ ... ]

악마의 잠깐 침묵에, 사내의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한데,

[ 백억이라! 드디어 거상의 기술을 터득하셨군요. 좋습니다. 거래는 그렇게 하는 것이지요. ]

" 아! "

악마의 흡족한 목소리에 사내의 표정도 펴졌다. 이제껏 처음인 악마의 평가였다. 역시, 목숨이 걸린 사람에게는 얼마에 팔아도 되는구나!

사내는 기대하며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 쿵!! '

쓰러졌다.

사내는 몰랐다. 해독약을 들고 있는 사진 속에는 해독약만 있는 게 아니었음을.

[ 물건은 잘 이식되었습니다. 당신의 심장은 정확히 100억에 팔렸습니다. ]

골목길, 쓰러져 미동도 없는 사내의 몸 위로 돈다발이 쏟아져 내렸다. 사내의 몸을 덮을 만큼이나 많은 돈다발이. 거상의 거래법 1편 아이콘 SDF 웹소설[김동식 작가의 다음 소설은 10월 17일 오전 11시 30분 업로드 됩니다.]

김동식 작가 연재 소설 모두 보기 → http://www.sdf.or.kr/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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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작가 소개 바로 가기 → http://www.sdf.or.kr/story/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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