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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F X 김동식] 거상의 거래법 2편

D포럼, 김동식 작가 신작 단독 연재

SBS 뉴스

작성 2018.10.04 19:05 수정 2018.10.05 13:1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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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SDF X 김동식] 거상의 거래법 2편
※ SBS 보도본부는 지식나눔 사회공헌 프로젝트인 "SBS D 포럼(SDF)"의 연중 프로젝트 중 하나로, 김동식 작가와의 단독 단편소설 연재를 진행합니다.

SDF2018의 올해 주제는 "새로운 상식-개인이 바꾸는 세상".김동식 작가 본인이 이 주제에 부합하는 인물인 동시에 작품을 통해서도 같은 주제를 고민해온만큼, SDF는 11월 1일 오프라인 포럼 전까지 SBS 사이트를 통해 작품 10편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황급히 핸드폰을 확인한 사내의 표정이 밝아졌다. 화면에는 사내가 말통을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 물건을 판매하시겠습니까? 수락 / 거절 ] 이라는 문구가 반짝이고 있었다. 볼 것도 없이 수락을 누르자, 화면에 악마가 나타났다.

[ 또 뵙게 되었습니다. 반갑습니다. ]

" 예, 예! "

[ 그럼, 바로 구매자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영상은 곧바로 어느 산맥을 비추었다. 비포장도로에 지프 차 한 대가 멈춰 있고, 수염이 덥수룩한 외국인 하나가 밖에서 다급한 몸짓을 보이고 있었다.

[ 저 고객님의 마음이 타들어 가고 있는 이유는, 차 안에 있는 부인 때문입니다. 독충에 쏘여 당장 병원으로 옮기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에, 기름이 다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비국가적 영역이라 기적은 없을 겁니다. 당신의 도움 말고는 말입니다. 자, 얼마에 파실 겁니까? 금액을 제시할 기회는 한 번뿐입니다. ]

영상 속 외국인은 어쩔 줄 몰라 차 안과 도로를 오갔다.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그 몸짓을 바라보던 사내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내가 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건 좋은데, 얼마를 받아야 할까? 다시 같은 기회가 온다면 천만 원을 외치리라 생각했었지만, 사막 상황이 아니라면 어떨지 몰랐다. 게다가 막상 상황이 되니 천만 원이 너무 커 보였다.

[ 보시다시피, 고객님의 시간이 없어 보입니다. ]

" 으음... "

망설이던 사내는, 에라 모르겠다 질렀다.

" 천만 원에 팔겠습니다! "

[ 천만 원이라. 알겠습니다. ]

악마의 목소리만으로는 그 금액이 어떤지 사내가 판단할 수 없었다. 너무 컸을까? 적당한가? 아니면 설마, 너무 적다거나 하는 건...아니겠지?

사내가 생각하는 사이에 감쪽같이 기름 말통이 사라졌다.

" 아?! "

깜짝 놀라는 것도 잠시, 곧바로 사내의 눈앞에 돈 봉투가 툭 떨어졌다. 그 무게감부터가 달랐다. 얼른 줍는 사내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확인하자, 영락없이 700만 원!

" 으흐, 으하하 으하하하! "

미친놈처럼 기뻐하는 사내는 핸드폰 액정에 뽀뽀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미 평범하게 돌아온 이후였지만.

.

.

.

사내는 두 번의 경험으로 좀 알 것 같았다. 그의 일상이 바뀌었다. 취직? 그따위 노력은 집어치운 사내는, 어떻게 하면 악마와의 거래가 열리는지에 집중했다. 결과, 사내는 먼저 등산용품점을 방문했다.

" 생존에 연관된 제품, 뭐가 있을까요? 정말 위급한 상황에 크게 도움이 되는 제품 말입니다. "

시내를 돌아다닌 사내가 예측으로 산 물건들은, 구조용 신호탄, 구급상자, 구명조끼, 전투식량 등등이었다. 방 안에 물건들을 쌓아놓은 사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한 손엔 핸드폰, 다른 한 손엔 물건 들기를 10분 간격으로 반복했다. 생수를 들었다가, 신호탄을 들었다가, 구급상자를 들었다가, 구명조끼를 들었다가, 기름을 들었다가, 그러기를 몇 시간. 구조용 신호탄 차례에서 드디어,

[ 초대박! 거상이 될 기회! ]

" 아! 좋았어! "

사내가 환호하며 확인한 화면에는 구조용 신호탄을 들고 있는 사내의 사진과 [ 물건을 판매하시겠습니까? 수락 / 거절 ] 문구가 반짝이고 있었다. 얼른 수락을 누르자, 반가운 얼굴이 나타났다.

[ 세 번째로 뵙게 되었습니다. ]

" 예~예 "

[ 구매자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펼쳐진 영상은 어느 협곡에 조난한 외국인의 모습이었다. 다리를 다친 듯 움직임이 불편했고, 까마득한 절벽 위를 올려다보는 표정은 절망스러웠다.

[ 이번 고객님은 강인한 카리스마의 사업가이지만, 동행도 없이 혼자 거친 산행을 즐긴 게 실수였습니다. 구조될 확률이 높지 않은데, 다행히 당신이 가진 신호탄이 매우 고성능이라 수색과 구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물건을 얼마에 파시겠습니까? 금액을 제시할 기회는 한 번뿐입니다. ]

사내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신중히 영상을 살폈다. 그는 지금 천만 원보다 더한 욕심을 생각해보고 있었다. 지난 며칠간 계속 생각해왔던 게 그거다. 극한의 상황에 부닥치면, 얼마든지 돈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은 생명이 가장 소중한데, 전재산을 달라고 해도 줄 정도이지 않겠는가.

" 으음... "

사내는 자신 없는 말투로 조심스럽게 말했다.

" 일, 일억 원? "

[ 일억 원이라. 흠. ]

" 아, 아니, 그게 너무 크면 "

[ 알겠습니다. ]

" 엇? "거상의 거래법 2편
[김동식 작가의 다음 소설은 10월 5일 오후에 업로드 됩니다.]

김동식 작가 연재 소설 모두 보기 → http://www.sdf.or.kr/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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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작가 소개 바로 가기 → http://www.sdf.or.kr/story/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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