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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경비 노동자 쉼터 나아졌을까…현장은 '여전'

신정은 기자 silver@sbs.co.kr

작성 2018.10.04 21:14 수정 2018.10.04 21:2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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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저임금 수준의 돈을 받으면서 제대로 쉴 곳조차 없이 일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정부가 두 달 전 휴게 시설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습니다.

그 이후 청소와 경비 노동자들의 쉼터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신정은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지난 1월 8일 SBS 보도 ) : 화장실 구석을 따라 들어가니 시멘트 칠로 둘러싸인 공간이 드러납니다. 벽돌과 건설 자재 위에 깐 장판이 안식처입니다.]

지난 1월 SBS 기자가 취재해 보도했던 이 대학교 청소 노동자 쉼터는 이제 창고가 됐습니다.

대신 건물 옆에 번듯한 휴게실이 생겼습니다. 편히 누울 수 있고 냉난방도 됩니다.

[대학 청소 노동자 : 많이 좋아졌어요. 잠깐이라도 앉고 추울 때는 좀 들어올 수도 있고….]

하지만 이번에 돌아본 쉼터 대부분은 딱히 변한 게 없습니다.

정부 가이드라인에는 각층이나 작업 구역별로 휴식 공간을 두라고 돼 있지만, 이 21층 건물에서 노동자가 쉴 수 있는 곳은 지하 3층 한 곳뿐입니다.

청소 노동자들은 각자 맡은 구역을 쉽게 떠나지 못해 화장실 걸레 빠는 곳에서 한숨을 돌려야 합니다.

[건물 청소 노동자 : 밥 먹는 시간 외에는 항상 여기 있어야 해요. 딴 데 가면 안 되고.]

지하에 있는 청소 노동자 쉼터는 햇볕이 들기는커녕 환기도 제대로 안 되고, 빗물이 새는 곳도 있습니다.

지하 6층 주차장에 있는 이 대학의 노동자 쉼터는 배기가스 때문인지 환풍구에 시커먼 때가 덮였습니다.

[A씨/대학 청소 노동자 : 머리 아프고 코에 매연이 들어오니까 감기도 노상 달고 살다시피 하고…]

[B씨/대학 청소 노동자 : 일해서 병이 나는 게 아니라 쉬면서 병이 나는 거예요.]

평소 3명이 쉬는 공간입니다.

일단 이렇게 출입문이 낮고요, 안으로 들어와서도 몸을 숙이지 않으면 머리를 부딪치게 됩니다.

경비 노동자들 사정도 비슷합니다.

대학 강의실 건물 계단 아래에 있는 이 쉼터는 가을인데 벌써 한기가 스며들고 오가는 발자국 소리에 쪽잠을 청하기도 힘듭니다.

[대학 경비 노동자 : 계단에서 구두 소리가 이 양은판이 울려서 소리가 더 커요. 이렇게 (귀마개로) 막고 자요.양쪽으로.]

고용노동부의 휴게 시설 가이드라인은 면적과 위치, 냉난방에 설비까지 꼼꼼하게 정해놨습니다.

하지만 강제 규정이나 설치 지원 같은 실효성 있는 후속 대책이 없다면, 그럴듯하지만 허망한 구호에 그치기 십상입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VJ : 노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