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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버섯 좀 땄는데 뭘"…산에서 무심코 주워왔다가 벌금 수천만 원?

[리포트+] "버섯 좀 땄는데 뭘"…산에서 무심코 주워왔다가 벌금 수천만 원?
요즘 가을맞이 산행 나서는 분들 많을 겁니다. 알록달록한 단풍을 보기 위해 국립공원이나 산을 찾는 등산객들도 늘고 있습니다. 눈으로 자연을 즐기는 것은 좋지만 산림을 훼손하는 일은 없어야 할 텐데요, 버섯 철인 이맘때쯤엔 산에서 각종 자연산 버섯을 캐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리포트+] '버섯 좀 땄는데 뭘
하지만 버섯, 도토리, 약초 등의 임산물(林産物)을 허가 없이 채취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행위입니다. 경우에 따라 징역형 또는 수천만 원의 벌금을 물 수 있습니다. 오늘 리포트+에서는 불법 임산물 채취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를 알아보고, 해결책은 없는지 짚어봤습니다.

■ 끊이지 않는 불법 임산물 채취자들..단속 걸리면 "불법인지 몰랐다" 주장

강원도 인제군의 한 휴양림은 사계절 내내 불법 임산물 채취자들로 골머리를 앓습니다. 특히 가을이면 버섯을 캐기 위해 금지구역까지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SBS 모닝와이드 제작진이 현장을 직접 찾아가 봤는데요, 인제 국유림 임산물 작목반 최용진 총무는 "봄에는 나물, 채소부터 시작해서 엄나무, 벌나무, 헛개나무를 채취하고 지금은 버섯이 한철"이라며 "1년 내내 산이 훼손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몰래 임산물을 채취하고 있을까요? 제작진이 단속반과 함께 나선 결과 반나절 정도 만에 4명이 연이어 적발됐습니다. 적발된 이들의 차 뒤 트렁크에는 송이버섯, 싸리버섯, 말굽버섯, 노루궁뎅이버섯 등 귀한 자연산 버섯이 가득 담겨있었습니다.

단속에 걸린 불법 임산물 채취자들은 하나 같이 "불법인지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채취한 버섯은 일반적인 등산로에서는 구할 수 없습니다.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거나 산세가 깊어 출입이 금지된 곳까지 들어가야만 찾을 수 있죠.  불법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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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토리만 주워도 5년 이하의 징역..불법 임산물 채취 기승인 이유는?

국립공원에서 허가 없이 임산물을 채취하면 '자연공원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됩니다. 일반 산림과 휴양림도 예외는 아닙니다. 주인의 허락 없이 열매를 따거나 야생 식물을 채취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적지 않은 벌금과 처벌기준에도 불법 임산물 채취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산에서 구한 자연산 버섯이나 약초 등은 비싼 값에 팔 수 있습니다.

국립공원이나 휴양림 인근에 있는 약재상에서도 채취자들이 불법으로 구해온 각종 임산물을 아무렇지 않게 사들이는 게 현실입니다. 최근에는 개인의 인터넷 판매도 활성화돼 국유림에서 채취한 임산물로 사익을 취하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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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 채취해도 95% 이상은 훈방조치.."허가 없는 임산물 채취는 산림절도"

전국의 국립공원과 산림, 휴양림의 면적이 어마어마해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을 악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게다가 단속에 걸려도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지 않습니다.

지난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산나물·산약초 단속현황'에 따르면, 불법 채취 건수는 2014년 1,189건, 2015년 1,305건, 2016년 2,119건으로 매년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총 단속 건수 4,613건 중 훈방조치가 4,410건으로 95%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최용진 총무는 "불법 채취가 기승인 이유는 강력한 처벌이 없어서"라며 "생계형이라고 봐주다 보면 불법 채취자들도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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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감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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