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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퀸' 춤추며 등장한 메이, 자신감 속 전당대회 마쳐

'댄싱퀸' 춤추며 등장한 메이, 자신감 속 전당대회 마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집권당의 '하드 브렉시트' 진영에 정부의 유럽연합(EU) 탈퇴 방안인 '체커스 계획'에 대한 지지와 단결을 거듭 호소했습니다.

브렉시트 방안을 놓고 정치적 위기를 맞은 메이 총리는 그러나 작년 보수당 전당대회 때 조기총선 패배라는 암울한 분위기에서 산만하게 연설을 한 것과 달리 시종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자신감을 과시했습니다.

메이 총리는 3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중부 버밍엄에서 열린 보수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연설에서 "완전한 브렉시트라는 비전을 추구하면서 제각각의 방향으로 분열된다면 우리는 결국 브렉시트를 하지 못하는 상황(no Brexit)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메이는 EU와의 완전한 결별을 요구하는 당내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 진영을 겨냥, "50년 뒤에도 영국을 강하게 해줄 브렉시트가 지금 우리의 삶을 힘들게 하는 것이라면 이는 아무 소용이 없다"면서 정부의 소프트 브렉시트 방안을 지지해줄 것을 거듭 호소했습니다.

영국 현 정부의 '체커스 계획'은 EU 탈퇴 이후에도 교역조건 등의 부문에서 영국이 EU와 최대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구상입니다.

메이 총리는 또 "브렉시트 협상이 지금 가장 힘든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는데 우리가 단결하면 영국을 위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면서 낙관론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메이 총리의 이날 폐막 연설은 전날 자신의 당내 최대 라이벌이자 하드 브렉시트 진영의 대표 주자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의 연설에 대한 응답이었습니다.

존슨은 전날 체커스 계획을 "유권자를 상대로 한 사기"라고 맹비난하고 총리가 2017년 1월 연설에서 밝혔던 강경한 입장으로 되돌아가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 종료를 앞두고 정치적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에서도 이날 전반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연단에 오르면서는 스웨덴 출신 혼성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 '댄싱 퀸'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여유도 보였습니다.

이는 8월 아프리카 순방 당시 현지 전통음악에 맞춰 자신이 뻣뻣하게 춤을 추는 장면이 소셜네트워크(SNS)에서 웃음거리가 된 것을 스스로 희화화하는 여유를 드러내면서 자신감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메이 총리가 당면한 리스크들에 대처하면서도 지금껏 한 것 중에 가장 확신에 찬 연설을 했다"면서 작년 연설의 큰 낭패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메이는 작년 보수당 추계 전당대회 폐막 연설에서 한 코미디언으로부터 해고장을 의미하는 'P45'라고 적힌 종이를 전달받는 수모를 당한 바 있습니다.

또 연설 도중 기침을 계속해 맥이 자주 끊겼고, 연단 뒤쪽의 '모든 이들을 위해 일하는 국가 건설'이라는 전당대회 슬로건 글자가 떨어지는 등 매우 산만한 분위기에서 연설을 마쳤습니다.

이 때문에 조기총선 패배와 리더십 타격의 암울한 분위기를 제대로 드러낸 연설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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