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고위층 일선 재판개입 감시할 위원회 설치 추진

대법원장이나 법원장 등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고위 인사가 재판에 개입하는 문제를 전담할 위원회가 설치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 산하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 (이하 사법발전위,위원장 이홍훈 전 대법관)는 오늘(2일) 오후 대법원에서 회의를 열고 법원 내 재판개입 문제를 감시할 법관독립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의 건의문을 채택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법발전위가 건의문을 제출하는 대로 김명수 대법원장은 검토를 거쳐 관련 후속조치를 마련할 방침입니다.

건의문에 따르면 법원에 설치되는 법관독립위는 법원 '윗선'에 의한 재판개입 등 법관독립 침해 문제를 전담해 다루게 됩니다.

법원 내 법관독립 침해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경제권력과 언론 등 법원 외부에서 법관의 독립을 위협하는 문제까지도 담당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있었지만, 다수의견에 따라 법원 내부 문제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습니다.

법관독립을 침해하는 문제가 발생하면 피해 법관이 법관독립위에 침해 사실을 알리고, 법관독립위는 침해 여부를 조사한 후 침해행위 중단과 재발방지 등의 조처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법발전위는 또 법관독립위에 법원 외부인사를 참여하게 하고, 결정에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법원조직법 등 관련 법률에 설치근거 조항을 규정해야 한다는 내용도 건의문에 담았습니다.

건의문에는 또 법관독립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 국민의 입장에서 법관의 직무수행이 적합한지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법관 평가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법관 평가 결과를 선발성 보직인사보다는 법관 연임을 심사할 때 부적격자를 판단하는 데 활용하고, 법관 평가 항목을 판사로서 국민에 대한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설정해야 한다고 사법발전위는 건의했습니다.

또 부적격 평가를 받은 법관에게 결과를 고지하고, 해당 법관에게 이에 대한 이의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방안도 마련하라고 사법발전위는 요청했습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발전위의 건의 내용의 추진 방안을 후속추진단 단장에 김수정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위원을 선정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