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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꺼린다?…"수술 녹화해달라" 이틀 만에 8명 요청

<앵커>

경기도 의료원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환자 동의를 거쳐 어제(1일)부터 수술실 CCTV를 녹화하기 시작했다는 소식 저희가 전해드렸는데 이틀 동안 환자 8명이 수술 장면을 녹화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동안 의사단체는 반대 이유 가운데 하나로 환자들 핑계를 댔었는데 환자들 생각은 전혀 달랐던 겁니다.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 치질 수술을 받은 50대 여성 환자입니다.

하반신만 마취해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수술받는데도 CCTV 녹화를 요구했습니다.

20여 년 전 가슴에 생긴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을 당시의 기억 때문입니다.

[치질 수술 환자 : 환자를 눕혀놓고 자기들끼리 하는 얘기가, 만약에 째서 아무것도 안 나오면 어떻게 하느냐는 그런 말을 들었을 때 (너무 놀랐어요).]

남에게 드러내기 쉽지 않은 민감한 부위의 수술이지만 CCTV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치질 수술 환자 : 어차피 수술대 올라가는 건 똑같으니까. 의료원 믿고 하는 거죠.]

의사가 아닌 다른 사람이 대리 수술할까 걱정돼 녹화를 요청한 환자도 있습니다.

[김철석/정형외과 수술 환자 : 수술 의사가 바뀌어서 임시로 대체가 들어온다 이런 얘기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촬영하니까 이 문제는 아예 전혀 없더라고요.]

이틀 동안 이 병원에서 수술받은 환자 15명 가운데 8명이 CCTV 촬영 동의서에 사인했습니다.

의사협회는 환자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는 필요하다면서도 CCTV 녹화는 의료진을 감시하기 때문에 잘못됐다고 주장합니다.

[정성균/대한의사협회 대변인 : 선진국에서는 의사 면허 기구가 계속 교육하고 평가하고 해서 도덕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거든요.]

그러나 환자 보호와 대리 수술 방지, 그리고 의료과실에 대한 판단을 위해서라도 환자 동의를 거친 CCTV 녹화는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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