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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김기춘·조윤선·신동빈…같은 날 '심판의 법정' 선다

이명박·김기춘·조윤선·신동빈…같은 날 '심판의 법정' 선다
▲ 이명박 전 대통령(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정무수석.

지난 10년간 보수정권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의 주역들이 다음 달 5일 같은 시각 법의 심판대 위에 섭니다.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근혜 정부에서 보수단체 불법 지원을 기획·실행했다고 의심받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 등의 운명이 한날한시에 결정됩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정계선 부장판사는 다음 달 5일 오후 2시 대법정에서 350억 원대 다스 자금 횡령과 110억 원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선고공판을 엽니다.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를 사실상 지배하면서 349억 원가량을 횡령하고, 직원의 횡령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31억 원대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습니다.

삼성전자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 약 68억 원, 재임 기간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 7억 원 상당,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 등에게서 자리 대가로 36억여 원 등 110억 원대 뇌물을 챙긴 혐의도 있습니다.

여기에 퇴임 후 국가기록원에 넘겨야 할 청와대 생산 문건을 빼돌린 혐의까지 모두 16가지 공소사실로 기소됐습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혐의를 두고 "전례를 찾기 어려운 부패 사건"이라며 징역 20년과 벌금 150억 원, 추징금 111억여 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재판부가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검찰 주장을 인정해주느냐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의 형량이 달라지리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주인이기 때문에 경영진에게 지시해 비자금을 조성케 하고, 삼성그룹이 다스의 BBK 투자금 반환 소송 비용까지 뇌물로 제공했다는 것이 검찰이 구성한 공소사실의 주요 골격이기 때문입니다.

이 전 대통령 측도 지난 23일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다스가 대통령 것이라는 직원들의 진술은 추측일 뿐"이라며 실소유주 의혹을 부인하는 논리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재판부의 판단 결과를 듣는 시간, 바로 아래층의 중법정에는 롯데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이 서울고법 형사8부 강승준 부장판사의 항소심 선고를 듣습니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면세점 특허 취득을 청탁하는 대가로 최순실 씨가 지배한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추가 지원한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습니다.

2심 재판부는 신 회장이 총수 일가에 500억 원대 '공짜 급여'를 지급하게 하는 등 횡령·배임을 저지른 경영비리 사건까지 통틀어 선고를 하게 됩니다.

신 회장은 경영비리 혐의로는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1심 선고 형량에서 보이듯, 신 회장의 운명을 가를 핵심은 국정농단 사건의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되느냐입니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2심 재판부가 이 돈에 대해 뇌물이 맞다고 보고 유죄로 판단한 것은 신 회장의 입장에서 불리한 부분입니다.

반면 신 회장 측은 "박 전 대통령이 유죄라 해도 대통령의 지원 요구를 뇌물로 생각하지 못했던 피고인에게는 별도로 무죄를 선고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만약 재판부가 이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다면, 총수 공백 상황이 길어지면서 그룹의 경영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신 회장 측의 호소가 형량을 정하는 데 변수로 작용할지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신 회장의 선고가 진행되는 바로 옆 중법정에는 오후 2시부터 국정농단 사건의 '지류' 격인 보수단체 불법지원 사건의 선고공판이 열립니다.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전 수석 외에도 박준우·현기환 전 정무수석, 현역 의원인 김재원 전 정무수석 등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법정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 최병철 부장판사의 판단을 듣습니다.

이 가운데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전 수석의 운명에 특히 관심이 집중될 전망입니다.

이들은 이미 특정 문화예술계 인사를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2심까지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상고심을 맡은 대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최근 석방됐습니다.

지난 8월 6일 석방된 김 전 실장과 이달 22일 석방된 조 전 수석은 이날 재판부의 판단 여하에 따라 다시 구속될 수도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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