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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신임 투표 요구까지 받은 메르켈, 집권여당 지지율도 '빨간불'

재신임 투표 요구까지 받은 메르켈, 집권여당 지지율도 '빨간불'
집권 13년째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재신임 요구까지 받을 정도로 리더십에 손상을 입었습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실시된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의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변이 발생하면서 경고음이 더욱 커졌습니다.

경선에서는 메르켈 총리의 최측근으로 10여 년간 '붙박이' 원내대표를 맡아온 폴커 카우더 의원이 복병인 랄프 브링크하우스 의원에게 패했습니다.

메르켈 총리의 의중이 카우더 의원을 가리키는 것을 알면서도 상당수의 의원이 반기를 든 셈입니다.

더구나 카우더 의원은 기민·기사 연합 내에서 메르켈 총리에게 반대하는 진영의 불만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온 만큼, 메르켈 총리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브링크하우스 새 원내대표는 공영방송 ZDF와의 인터뷰에서 경선결과가 메르켈 총리의 신임투표를 요구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메르켈 총리와 협력관계를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정치권에선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야당은 이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크리스티안 린트너 자유민주당 대표는 연방하원에서 즉각 메르켈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를 실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런 요구를 분명히 거절했습니다.

기민당의 주요 의원들도 메르켈에 대한 굳건한 지지 의사를 나타내며 '메르켈 흔들기'를 차단하는 데 나섰습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결과와 재신임 투표 요구는 메르켈 총리의 곤궁한 처지를 드러냅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9월 총선에서 '빛바랜 승리'를 거둔 뒤 연정 구성에 애를 먹으며 지난 3월에서야 4기 내각을 출범시켰습니다.

새 내각은 곧바로 난민 정책에 대한 이견으로 파열음을 보이다가 지난 6월에는 기사당 대표인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이 난민 강경책을 들고나오며 연정 붕괴 직전까지 가는 갈등 양상을 보여줬습니다.

최근에는 극우세력을 옹호했다는 비판을 받은 정보기구 수장의 해임 과정에서 난맥상을 보이며 여론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메르켈 총리의 위기 상황은 여론조사 결과로도 명백히 드러납니다.

지난해만 해도 30%를 웃돌던 기민·기사 연합의 지지율은 여론조사기관 GMS가 20∼26일 남녀 성인 1천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27%까지 떨어졌습니다.

이전 조사보다 2%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02년부터 실시된 같은 여론조사 결과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기민·기사 연합과 함께 대연정을 구성 중인 사회민주당도 역시 1% 포인트 내려간 16%에 그치며 극우성향의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2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AfD는 이전 조사보다 2% 포인트 올라간 18%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AfD는 최근 공영방송 ARD가 조사한 결과에서도 사민당을 끌어내리고 2위를 차지했습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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