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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서 전사자 추모 간판에 이스라엘군 사진 썼다 '뭇매'

이란 중남부 도시 시라즈에서 전사자를 추모하는 대형 간판에 이스라엘군의 사진을 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시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27일 현지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 발발을 기념하는 '성전 주간'을 맞이해 당시 전쟁에서 희생된 군인을 추모하자는 내용의 간판이 시라즈 시내에 설치됐습니다.

이 간판엔 산 정상에 선 남성 군인 3명이 발아래 구름을 바라보는 엄숙한 뒷모습이 담겼습니다.

사진의 배경엔 '모두 이루고 영광을 보노라'라는 이란 시인 알리 모알렘 담거니의 시구가 적혔습니다.

그러나 SNS상에서 네티즌들이 이 사진의 '오류'를 발견하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네티즌들은 이들 군인이 입은 옷이 이란군의 군복이 아닌 데다 어깨에 멘 총이 미제 M16 소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급기야 이 사진의 '원작'이 인터넷에 퍼졌습니다.

네티즌들의 주장대로 이 사진은 이스라엘군의 모습으로, 원본은 이스라엘 남성 군인 3명과 여성 군인 1명이 담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원본에서 여성 군인을 삭제하고 배경을 합성해 간판을 제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시 당국은 26일 밤 이를 부랴부랴 철거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하필 이란의 '주적'이나 다름없는 이스라엘 군인의 사진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스라엘 네티즌은 이를 두고 "드디어 이스라엘이 이란을 점령한 것이냐"라고 조롱했고, 이스라엘 외무부도 이를 놓치지 않고 외무부의 이란어 트위터에 이 간판의 사진을 게시해 희화화했습니다.

이란 네티즌들은 경위를 조사해야 한다고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시라즈 시의회 세예드 아흐마드 다스트게입 의장은 27일 "문제의 사진이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 군인으로 확인되면 관련자는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문제의 간판은 이란군의 정훈 부서에서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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