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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를 기다렸다"…'포스트 추석' 노리는 영화들

올해 추석 극장가는 '안시성', '명당', '협상' 등 국산 대작 '빅 3'에 공포영화 '더 넌'까지 가세해 그야말로 격전이 벌어졌습니다.

연휴가 닷새 이어지면서 내로라하는 대작들이 대목을 노리고 추석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진 것입니다.

이런 치열한 전장에 뛰어들어 힘을 빼는 대신 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출격 태세를 가다듬은 영화들도 있습니다.

다음 달 3일 일제히 개봉하는 '암수살인', '베놈', '곰돌이 푸: 다시 만나서 행복해', '셜록 놈즈' 등입니다.

이 영화들은 개봉일이 개천절이고, 둘째 주에 공휴일인 한글날을 끼고 있어 추석 연휴보다는 못해도 나름대로 흥행에 유리한 조건을 안고 개봉하는 셈입니다.

'포스트 추석'을 노린 이들의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될지 주목됩니다.

김윤석과 주지훈이 주연한 '암수살인'은 부산지방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소속 '김형민'(김윤석 분) 형사와 살인 혐의로 수감된 살인범 '강태오'(주지훈 분)의 이야기입니다.

김 형사는 강태오로부터 접견 요청을 받게 되고, 접견 자리에서 태오는 형민에게 자신이 숨지게 한 사람이 모두 7명이라고 자백합니다.

강태오의 구체적인 진술과 형사의 직감으로 그의 자백이 사실임을 확신하게 된 김 형사는 강태오가 적어준 7개 살인 리스트를 믿고 수사에 들어갑니다.

기존 형사물과 달리 정의감에 불타 앞뒤 가리지 않는 형사 대신 현실적인 형사의 모습을 스크린에 옮겼으며, 잔인한 장면이나 선정적인 연출은 배제했다고 제작사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은 것은 물론 묵직한 메시지까지 던져 언론과 평단의 호평을 끌어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살인사건의 피해자 유가족이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낸 점이 흥행의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피해자 여동생 A 씨는 지난 20일, "영화가 숨진 오빠의 피살 장면 등을 그대로 묘사해 유족이 고통받고 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상영금지가처분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이에 대해 제작사 측은 "영화가 모티브로 한 실화의 피해자 유가족분들께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지만, 부정적인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앤트맨과 와스프'로 544만 7,825명의 관객을 모은 '마블'이 두 달여 만에 새로운 히어로를 출격시킵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대표적인 빌런(악당)인 '베놈'이 그 주인공입니다.

마블 사상 빌런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처음인 만큼 전 세계 영화팬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마블 팬층이 두터운 만큼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벤져스' 시리즈로 익숙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속하는 작품은 아닙니다.

영화의 제작사가 월트디즈니컴퍼니가 아닌 소니픽처스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블 캐릭터들의 복잡한 판권 문제와 얽혀 있습니다.

베놈이 등장하는 스파이더맨은 분명 마블 코믹스에서 출간한 작품이지만, 영화 저작권은 소니픽처스가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베놈은 진실을 위해서라면 몸을 사리지 않는 열혈 기자 '에디 브록'이 외계 생물체 '심비오트'의 숙주가 된 후 마블 최초의 빌런 히어로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덩케르크',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다크 나이트 라이즈', '인셉션' 등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폭넓은 연기력을 보여준 톰 하디가 베놈으로 분했고, '인터스텔라'의 시각 효과 감독인 폴 J.

프랭클린과 '아이언맨' 1·2의 촬영 감독 매튜 리바티크,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미술감독 올리버 숄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제작진이 참여해 기대감을 높입니다.

원작 소설을 각색한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와 '셜록 홈스'에 '로미오와 줄리엣'을 결합한 애니메이션 '셜록 놈즈'도 추석 이후를 겨냥합니다.

디즈니의 세 번째 '라이브액션' 작품인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는 우리가 익히 아는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 영화입니다.

'라이브액션'이라는 타이틀 자체가 명작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재창조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원작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푸의 유일한 인간 친구 크리스토퍼 로빈은 내일부터 학교에 간다고 고백하고 '100 에이커 숲'을 떠납니다.

수십 년째 로빈을 기다리던 푸는 너무 오래 로빈이 돌아오지 않자 나무 둥지의 문을 열고 런던에 있는 로빈의 집에 나타납니다.

하지만 거의 30년 만에 나타난 푸는 로빈의 일을 방해하는 귀찮은 존재에 불과하고, 결국 로빈은 푸를 데려다주기 위해 '100 에이커 숲'으로 향하고 의도치 않게 어린 시절 동물 친구들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제목만 보면 어린이용으로 착각할 공산이 크지만, 이 영화는 분명 어른을 위한 동화입니다.

'아무것도 안 하다 보면 대단한 뭔가를 하게 되지'라는 푸의 말처럼 바쁜 일상에도 가끔은 쉼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아울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웁니다.

'셜록 놈즈'는 2011년 개봉한 '노미오와 줄리엣'의 후속편입니다.

'놈'은 유럽 전설에 등장하는 난쟁이 요정으로 영화의 주인공 셜록 놈즈와 왓슨, 노미오, 줄리엣은 모두 놈 일족입니다.

런던 최대 불꽃놀이를 앞두고 런던의 정원 요정이 대부분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에 셜록 놈즈와 파트너 왓슨이 수사에 나서고 사라진 가족을 찾기 위해 노미오와 줄리엣까지 수사에 참여합니다.

셜록은 이 사건이 산산이 부서진 것으로 알았던 숙적 '모리아티'의 짓임을 밝혀내고, 그가 숨겨놓은 단서를 찾아 나섭니다.

'쿵푸팬더'를 연출한 존 스티븐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전편인 '노미오와 줄리엣'에서 총괄 제작과 음악을 맡은 엘튼 존이 신나고 유쾌한 OST를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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