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치적 자랑 유엔총회 연설에 각국 정상 '낄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UN 총회에서 연설하는 동안 회원국 정상들을 웃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어제(25일) 미국 뉴욕의 UN 본부에서 열린 제73회 UN 총회 연설에서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자찬을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나는 우리 세계가 직면하는 위협을 해결했습니다. 나는 전체 인류를 위해 더 밝은 미래를 쟁취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나는 오늘날 우리가 이뤄낸 엄청난 진보를 공유하기 위해 UN 총회 앞에 섰습니다. 2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나의 행정부는 미국 역사를 통틀어 다른 거의 모든 행정부보다 많은 성취를 이뤄냈습니다. 미국은…. 너무나 진짜 상황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UN 회원국 정상과 외교관들이 운집한 청중들 사이에서 이 시점에서 '키득키득'하는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잠시 연설을 멈춘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괜찮다"고 청중의 웃음에 즉흥 발언을 던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활짝 웃으며 머쓱한 듯이 혀를 내밀기도 했는데, 회원국 정상들의 웃음은 곧 폭소로 바뀌었고 일부에서 박수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AP통신은 UN 본부 발 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냉소적이고 비판적 시각으로 보도했습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 미국 대통령들이 약한 리더십 탓에 다른 국가들의 비웃음을 샀다고 오랫동안 주장해왔지만, 이날 자신이 웃음에 당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쟁과 평화, 번영과 빈곤, 기아와 풍요가 수십 년 동안 열정적으로 논의된 UN 총회장에 등장한 매우 경악할 순간이었다"는 비판도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UN 본부를 나서면서 "청중을 웃기려는 퍼포먼스"였다고 취재진에 말했습니다.

AP통신은 그런 해프닝이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고 꼬집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좋았다"며 "좀 웃기려고 의도한 것이었는데 그래서 좋았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