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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전체주의·반유대주의 확산에 경고

프란치스코 교황, 전체주의·반유대주의 확산에 경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23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에서 전체주의와 반(反)유대주의 확산을 경고했습니다.

전날부터 리투아니아를 시작으로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을 순방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리투아니아의 두 번째 도시인 카우나스를 찾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치 점령기에 학살된 유대인과 소련 점령기에 고통을 당한 리투아니아인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 미사에 참석했습니다.

리투아니아에선 1941∼1944년 나치 점령기를 거치면서 20만 명의 유대인이 학살당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에 참석한 10만 명의 시민 앞에서 "유대인들은 잔인한 형벌과 모욕을 받았다"면서 "옛 소련 치하에서 시베리아 강제수용소로 추방되거나 고문을 당하고 숨진 리투아니아인들을 추모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전히 많은 사람이 소련 점령 기간의 흉터, 추방됐다가 돌아오지 못한 이들에 대한 걱정과 반역자 및 밀고자에 대한 부끄러움을 안고 있다"며 "리투아니아인들은 빌뉴스와 카우나스의 유대인 거주지역인 게토와 시베리아에 대해 언급할 때 여전히 몸서리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유럽에서 반(反)유대주의가 확산되고 전체주의가 고개를 드는 것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하나의 생각과 사상을 강요하고 (상대방을) 지배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고 억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유럽 일부 국가에서 나치의 학살에 협조했던 역사를 덮으려는 시도에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 후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로 이동해 소련에 의해 고문·살해당한 반체제 인사들을 기리는 박물관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합니다.

리투아니아는 가톨릭 신자가 전체 인구의 80%에 달하고, 가톨릭 사제들은 소련을 상대로 한 저항운동에서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교황은 24일 라트비아 수도 리가로 이동해 가톨릭과 루터교 신자들의 공동 기도회에 참석하고, 25일에는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현지 젊은이와 빈민들을 만난 뒤 이번 순방 일정을 마칩니다.

발트 3국은 1918년 러시아로부터 독립했으나, 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에 합병됐다가 1991년 소련이 붕괴하면서 51년 만에 다시 독립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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