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러시아 크리스마스이브 작전 "어산지 국외탈출 도우려다 실패"

러시아 외교관들이 영국 런던에서 피신 중인 줄리언 어산지의 국외 탈출을 돕기 위해 지난해 비밀리에 '크리스마스 이브 도피계획'을 짰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관들은 지난해 어산지의 지인들과 런던에서 은밀히 만나 이런 계획을 논의했습니다.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어산지는 2010년 미국의 국방·외교 관련 기밀문서 수십만 건을 폭로해 1급 수배대상에 올라 2012년 6월부터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자 신분으로 은신해왔습니다.

러시아 외교관들이 마련한 도피계획에는 어산지를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몰래 빼내 외교관 차량에 태운 뒤 다른 나라로 이동시키는 계획이 담겨 있었으며, 최종 목적지 중에는 러시아도 포함돼 있었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어산지가 미국으로 추방될 위험이 없는 러시아로 와서 살 수 있도록 러시아 정부가 기꺼이 도울 의향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작전을 실행할 D-데이는 '2017년 크리스마스 이브'로 정해졌지만,이 계획은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결국 실행에 옮겨지지 못했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이러한 어산지의 도피계획은 에콰도르 정부가 어산지에게 외교관 신분을 부여하려 했었다는 올해 초 언론 보도와도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올해 1월 가디언은 에콰도르 정부가 어산지에게 외교관 지위를 부여하고자 했으나 영국 정부가 반대해 무산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외교관 지위를 획득하면 면책 특권을 부여받아 체포되지 않고 대사관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21일 기사에서 에콰도르 정부가 당시 어산지에게 외교관 신분을 부여해 영국을 빠져나가게 한 뒤, 러시아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려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처럼 어산지의 도피를 돕는 데 러시아 외교관들이 관여했다는 사실은 어산지와 러시아 정부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키운다고 가디언은 지적했습니다.

어산지는 2016년 미국 대선에 대한 러시아 개입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은 미 대선을 수개월 앞둔 2016년 8월 러시아 정보기관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 캠프를 해킹했고, 이렇게 해서 빼낸 자료들을 위키리크스에 넘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산지는 러시아 측으로부터 해킹된 자료들을 넘겨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왔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