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수살인'은 감옥에 갇힌 살인범(주지훈 분)이 숨겨왔던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며 시작되는 형사(김윤석 분)와 살인범의 치열한 심리 대결을 다룬 범죄 스릴러다. 이 영화는 실제 일어난 사건들을 바탕으로 하는데, 이 사건들은 지난 2012년 11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먼저 다뤄진 바 있다.
당시 '그것이 알고싶다'는 '감옥에서 온 퍼즐 - 살인리스트의 진실은?'이라는 제목으로 '암수살인' 속 실화를 이야기했다.
이후 김 형사는 혼자만의 수사본부를 차려 이씨의 '살인리스트'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주말마다 교도소를 찾아가 이씨로부터 진실일지, 거짓일지 모를 단서들을 얻고 이를 토대로 사실 확인에 나섰다.
이씨가 죽였다고 자백한 인물은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동거녀 신씨, 택시 운전사로 일하며 죽였다는 승객들 등이었다. 이씨는 자백했다가 다시 번복하고 거짓과 진실을 교묘히 뒤섞어가며 마치 김 형사와 게임이라도 하듯 했다. 이씨는 다른 형사도, 검사의 접견도 거부하고 오로지 김 형사에게만 편지를 쓰고 접견에 나왔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이 회차를 통해 '암수범죄'(暗數犯罪, Hidden Crime, 실제 범죄는 발생하였으나 수사기관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였거나 인지하였다 하더라도 피해자나 용의자의 신원이 파악되지 않아 공식적 범죄 통계에 잡히지 않는 범죄)를 이야기했다. '암수살인'은 이 '그것이 알고싶다' 내용을 토대로 김태균 감독이 보강취재를 해서 만든 영화다.
하지만 '암수살인'은 개봉 전부터 실제 사건의 피해자 유족에게 제대로 동의를 구하지 않고 영화가 제작됐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07년 부산에서 발생한 실제 살인사건 피해자의 여동생이 영화 '암수살인'이 해당 사건을 유사하게 묘사하고 있다며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에 영화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한 것.
이에 영화 제작사 필름295는 "영화가 모티브로 한 실화의 피해자 유가족분들께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는 과정에서 이와 관련된 분들이 상처받으실 수 있다는 점을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해 유가족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 부족하게 느끼시는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늦었지만 제작사는 실제 피해자의 유가족분들과 충분한 소통을 거치겠으며, 앞으로 마케팅 및 홍보 과정에서도 유가족들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SBS funE 강선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