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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체증 못참은 소말리아 군인들 발포에 9세 소녀 숨져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교통체증을 못 견디고 실탄을 쐈다가 꽃다운 어린 학생을 죽인 군인들이 붙잡혔다.

영국 BBC방송은 20일(현지시간) 소말리아 경찰이 수도 모가디슈에서 9세 소녀 데카 다히르가 총을 맞고 숨진 사건과 관련해 군인 4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에 따르면 다히르는 이틀 전인 지난 18일 낮 다른 학생들과 스쿨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다가 모가디슈의 한 교차로 근처에서 갑자기 날아온 총탄을 머리에 맞고 즉사했다.

스쿨버스에 타고 있던 다른 학생 1명도 다쳤다.

당시 교통체증이 심한 상황에서 군인들은 자신들의 차량이 빨리 지나갈 길을 트려고 실탄을 발사했다고 국제앰네스티는 설명했다.

다히르의 아버지는 딸의 죽음에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딸의 시신을 보는 것은 충격적이었다"며 "나는 무기력한 상태이고 딸을 위해 정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히르와 함께 스쿨버스를 탔던 11세 아들이 울면서 집으로 온 뒤 여동생이 총에 맞았다고 얘기했다"며 "나는 곧바로 사건 현장으로 갔지만, 딸의 시신이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소말리아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공분이 커지자 모하메드 압둘라히 모하메드 대통령은 다히르 가족을 만나 위로했다.

경찰은 임의로 총을 발사하는 사람을 누구든지 기소하겠다며 다히르 사망과 관련해 군인들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소말리아에서는 1991년 시아드 바레 군부 정권이 붕괴한 뒤 내전 등으로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약한 상태다.

더욱이 정부 전복을 노리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알샤바브의 잇따른 테러로 치안이 불안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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