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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F X 김동식] 성공한 인생 2편

D포럼, 김동식 작가 신작 단독 연재

[SDF X 김동식] 성공한 인생 2편
※ SBS 보도본부는 지식나눔 사회공헌 프로젝트인 "SBS D 포럼(SDF)"의 연중 프로젝트 중 하나로, 김동식 작가와의 단독 단편소설 연재를 진행합니다.

SDF2018의 올해 주제는 "새로운 상식-개인이 바꾸는 세상".김동식 작가 본인이 이 주제에 부합하는 인물인 동시에 작품을 통해서도 같은 주제를 고민해온만큼, SDF는 11월 1일 오프라인 포럼 전까지 SBS 사이트를 통해 작품 10편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 내가 정말 천재적인 귀신 하나를 아는데 말이야. 그 귀신의 도움을 받아보는 게 어때? ]

" 무슨 도움이요? "

[ 5급 공무원 시험 합격 직전에 죽은 양반인데. 솔직히 좋은 대학 나오는 이유가 뭐야? 좋은데 취직해서 성공한 인생을 살려는 것 아니야? 그 귀신의 도움을 받으면 5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수 있어. ]

" 5급 공무원을요?! "

김남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말로 그게 가능하다면, 학점이 문제가 아니다.

" 5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시켜줄 수 있다고요? 정말로요? "

김남우의 반응을 본 귀신은, 냉큼 다른 귀신 하나를 불러왔다.

[ 으흐흐흐흐흐~ ]

" 엇?! "

김남우는 잠깐 놀랐지만, 금세 그 귀신에게 관심을 보였다. 새롭게 나타난 귀신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 무조건 합격시켜주마. 그 대신! 나도 일주일 중 하루를 주거라. 조건과 내 처신은 저 귀신과 똑같다. ]

" 아.... "

김남우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이미 자신은 월요일 없는 삶을 살고 있는데, 또 하루를?

" 그건 좀.... "

월요일 담당 귀신이 은근히 부추겼다.

[ 이봐. 평일을 주면 되잖아. 그럼 넌 일주일에 3일만 일하는 거라고. ]

" 으음. "

[ 5급 공무원 시험만 통과하면 네 인생은 완성 아니야? 남들은 죽을힘을 다해도 통과 못 하는 시험을, 넌 노력 하나 하지 않고도 통과할 수 있다고. ]

새롭게 나타난 귀신은 재촉하지 않았다.

[ 지금 당장 결정할 필요는 없다. 대학 생활을 다 즐기고 졸업할 때 결정해도 되지 않느냐? 언제라도 좋으니, 그럴 마음이 든다면 찾거라. ]

" 으음.... "

그날 이후로 김남우는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런데 지름길을 알게 되니, 일상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학점에 아등바등 하는 게 허무하게만 느껴졌다. 힘들게 노력하지 않아도 최고로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는데, 뭣 하러?

결국, 삶의 태도가 풀어지고 말았다.

" 에라이! 그래, 5급 공무원으로 살자! 일주일이 5일이 된다지만, 3일 일하고 2일 노는 인생이 더 이득일지도 모르지! "

김남우는 월요일과 붙인 화요일을 주기로 마음먹고, 대학 생활을 놔버렸다.

그리고 몇 년 뒤, 약속대로 김남우는 5급 공무원 시험을 통과했다. 거의 놀기만 하던 김남우를 보아왔던 지인들은 '천재가 있긴 있구나'란 감상을 내놓았다. 김남우는 기분이 좋았고, 어딜 가든 당당했다. 월요일과 화요일 없다는 게 불편하긴 했지만, 성공한 인생에 만족했다. 가장 즐거운 건 일요일이 끝나기 직전까지 술을 퍼마시다가, 숙취 없이 일어나는 수요일 아침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서 TV를 보고 있던 김남우에게 귀신이 또 나타났다.

[ 주말에 또 아이돌 콘서트 갔다 왔지? ]

" 그런데요 왜? "

[ 네가 인기 아이돌 홍혜화의 팬질을 한 지가 2년이 넘었어. ]

" 그게 왜요? "

[ 만약, 아이돌 홍혜화와 결혼할 수 있다면 어때? ]

" 뭣! "

김남우는 앉은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 호, 홍혜화와 결혼을? 어떻게 감히... "

[ 네 스펙이 나쁜 것도 아닌데 뭐? 그리고 너도 지금 예상하다시피, 이 분야에 천재적인 귀신이 하나 있어. ]

" 네? 아무리 그래도, 귀신의 힘으로 그게 가능합니까? "

[ 죽기 전 여자의 마음을 얻는데 천부적인 사람이었고, 지금은 또 다른 귀신들의 도움으로 온갖 정보를 구할 수 있다고. 아이돌 홍혜화의 취향부터 동선까지 모두 다! 홍혜화는 그를 운명이라고 생각하게 될걸. 그 귀신이라면 분명 성공할 거야. ]

김남우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홍혜화와 결혼한다는 상상만으로도 머릿속이 아찔했다. 그때 새로운 귀신이 등장했고, 그 귀신이 말했다.

[ 나도 조건은 같네. 일주일 중 하루를 내게 줘. ]

" 으...! "

김남우의 두 눈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이미 일주일 중 월요일과 화요일이 없는데, 하루를 더? 그러면 거의 절반에 가깝지 않은가! 게다가, 여자 문제는 조금 꺼려진다.

망설이던 김남우에게 귀신이 부추겼다.

[ 이봐. 성공한 인생의 기준이 무엇이야? 너는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무언가 부족하지 않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은 사랑이야. 뭘 망설여? ]

" 그런데 이 경우는 좀 그렇지 않습니까? 만약 내가 홍혜화와 결혼하게 된다고 해도, 결국 3일은 나 말고 다른 남편과 살게 되는 건데. ]

[ 이봐 귀신에게 질투를 왜 해? 우리 귀신은 마음이 없어. 그동안 월요일 화요일을 우리가 쓰면서 일탈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어? 철저하게 너처럼 행동했잖아. 우린 그냥 생생함을 느끼고 싶을 뿐이야. 우리 같은 존재를 질투한다는 건 기계를 질투하는 것과 마찬가지야. ]

" 으음.... "

김남우는 여전히 꺼림칙했지만, 홍혜화를 생각하면 너무 욕심이 났다. 만인의 아이돌 홍혜화와 결혼할 수 있다니! 망상으로도 세상 가장 신나는 일인데,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 만약....실패한다면요? "

[ 물론 실패하면 하루를 줄 필요도 없지. 그리고 하는 말인데, 수요일 줘버려. 지금 3일 일하는 것도 솔직히 귀찮잖아? ]

여러모로 흔들리던 김남우는 결국, 거래를 받아들였다.

며칠 뒤, 김남우는 큰 충격에 빠졌다.


웹소설 성공한 인생 2편 아이콘

[김동식 작가의 성공한 인생 3편은 9월 21일 오전 11시 30분 업로드 됩니다.]

김동식 작가 연재 소설 모두 보기 → http://www.sdf.or.kr/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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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작가 소개 바로 가기 → http://www.sdf.or.kr/story/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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