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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장례비용 도와 달라더니…멀쩡한 아이 사진으로 황당 사기

정준형 기자 goodjung@sbs.co.kr

작성 2018.09.22 08:5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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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동영상을 보셨는지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지역 방송사 뉴스 영상의 일부분입니다. 로스앤젤레스 시 동쪽에 있는 빅터빌이라는 시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사건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영상에 나오는 스무살 된 남자와 14살 청소년 2명이 '자니'라는 어린 아이의 장례식을 치러야 하는데, 장례 비용 마련이 어렵다며 도와달라는 내용의 종이 표지판을 만들었습니다. 그런 뒤에 이 표지판을 들고 도로변에 서서 지나가는 차량 운전자들에게 보여주고 한푼 두푼, 소액의 돈을 기부 형태로 받았습니다.

미국에서는 노숙인들을 비롯해 돈이 필요한 사람이나 단체에서 이런 식으로 표지판을 만들어 도로변에서 차량 운전자들을 상대로 돈을 구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차량이 서행하거나 정체되는 구간에 서서 표지판을 보여주는 건데, 지나가던 운전자들 가운데 동정심이 생긴 운전자들이 적게는 1달러에서 많게는 몇십 달러씩 소액의 돈을 주곤 합니다.

20대 남자와 청소년 2명은 죽은 어린아이의 사진까지 붙인 표지판을 내세워 운전자들의 동정심을 유발해 소액의 돈을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가지고 다닌 표지판과 똑같은 표지판을 들고 돈을 구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발견됐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경찰이 수사에 나서보니 표지판 내용이 전부 가짜였던 겁니다.물론 죽었다는 어린 아이는 붙잡힌 남자의 친구 아들로 멀쩡하게 살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가짜 어린 아이 장례식 표지판을 만들어 선량한 운전자들을 상대로 돈을 받아 챙겨온 겁니다. 경찰에 체포된 3인조 일당이 언제부터 장례식 표지판으로 사기를 쳐왔고, 지금까지 받아 챙긴 돈의 액수가 얼마인지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위 영상에 나옵니다만, 가짜 장례식 표지판으로 돈을 받아 챙겨가는 사기꾼들이 이번에 체포된 20대 남자와 14살 청소년 2명 말고도 더 있다는 겁니다. 영상에 나오는 여섯 아이의 엄마가 만났다는 여성 역시 똑같은 내용의 가짜 표지판을 보여주고 돈을 받아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사건이 보도되면서 빅터빌에서는 다른 어린 아이들의 사진이 붙은 장례식 표지판 역시 모두 가짜가 아닐까하는 주민들의 의심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빅터빌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비슷한 사기행위가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전에 지하철에서 가짜 모금함을 들고 다니며 사기를 친 사람들이 적발된 적도 있었습니다만, 남의 어려움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선량한 사람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이런 범죄는 정말 죄질이 나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 방송뉴스에서 나온 여섯 아이의 엄마는 "이런 사기꾼들을 엄벌에 처하지 않으면 비슷한 사기 행위가 계속 일어날 것이다"라고 말하더군요. 정말로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사람들이 이런 사기꾼들 때문에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