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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카넬 쿠바 의장 "美 대사관 직원 음파 공격, 관여 안 했다"

쿠바의 국가수반이 자국에 주재했던 미국 대사관 직원들에 대한 음파 공격 의혹을 부인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17일(현지시간) 중남미 위성방송 텔레수르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쿠바 주재 미 대사관 직원들에 대한 음파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디아스카넬 의장이 지난 4월 라울 카스트로의 뒤를 이어 쿠바의 국가수반 자리에 오른 이후 외국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아스카넬 의장은 "우리는 아무도 공격하지 않았고 외교관의 권리를 침해하지도 않았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한 후 양국 관계가 명백히 쇠퇴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다시 우리를 위협하기 시작했다"면서 "그들은 음파 공격 사건이라는 명예를 훼손하는 이야기와 오류를 만들어 강요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쿠바 수도 아바나에 있는 미국 공관 직원들과 가족들은 재작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청력 손실, 메스꺼움, 두통, 이명 등 괴증상을 호소해왔다.

국무부는 지난해 10월 외교관을 포함한 공관 직원 24명이 정체불명의 공격 때문에 괴질환에 시달렸다고 밝혔으며, 두 달 뒤인 지난해 12월에는 환자들에게서 뇌 이상이 발견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까지 아바나 공관 근무자와 가족 중 괴질환을 앓는 인원은 26명으로 늘어났다.

미국 정부는 공격의 종류를 일종의 '음파 공격'으로 판단하고 정밀 조사와 연구를 계속해왔지만, 정확한 원인과 공격의 주체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규명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일 뇌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극초단파(microwave) 무기의 공격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도했다.

쿠바 정부는 줄기차게 공격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지만 미 국무부는 쿠바 주재 공관 인력을 절반 이상 축소하고 미국 주재 쿠바 외교관 15명을 추방했다.

한편 디아스카넬 의장은 같은 인터뷰에서 동성 결혼을 지지했다.

그는 "제한 없이 사람들 간의 결혼을 인정하는 것에 찬성한다"라며 "이는 사회에 존재하는 어떤 종류의 차별을 없애는 것의 일부"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쿠바가 1976년 냉전 시대에 제정돼 사회 변화상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헌법을 개정하는 과정에 나왔다.

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권력회는 지난 7월 헌법 개정 초안을 가결했다.

개정 초안에는 사유재산 및 시장경제 도입, 중임(총 10년)만 허용하는 국가평의회 의장(대통령) 임기제한, 권력 분산을 위한 총리직 신설, 동성결혼 허용, 무죄추정 원칙 도입, 성 정체성에 기반을 둔 차별금지 원칙 명문화 등이 담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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