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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 공직자 부동산 거래의 민낯…제대로 된 심사조차 없어

SBS뉴스

작성 2018.09.12 10:2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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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탐사보도 팀이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934명의 재산신고 내역을 근거로 지난 4년 임기 동안의 재테크 성적을 확인해봤습니다. 일반 시민들의 눈높이로는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재산 증식 과정이 곳곳에서 포착됐습니다.

'끝까지 판다' 팀의 김종원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파트 건설이 한창인 수원 망포동 망포지구입니다. 수원이 지역구인 경기도의회 박재순 전 의원은 이곳에 밭 3천㎡를 갖고 있었습니다.

박 전 의원은 지난해 말 이 땅을 시행업체에 넘기고 115억 8천만 원을 보상받았습니다. 임기 초 이 땅의 신고액은 12억 6천만 원, 무려 103억 원이나 증가한 겁니다.

그러면 주변 다른 땅 주인들도 박 전 의원만큼 보상을 받았을까.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면적과 모양, 용도가 거의 비슷한 바로 옆 땅 주인들은 박 전 의원의 4분의 1도 안 되는 25억 원부터 많아 봤자 33억 원 정도를 보상받았습니다.

[근처 토지 소유주 : 부동산에서 서로 얼마 받았는지 말하지 말라고 해서 누가 많이 받았는지 적게 받았는지 몰라요. 난 조금 적게 받았다고 생각하는데. ((3천 제곱미터에) 100억 원 넘게 받은 분이 계세요.) 어휴, 그건 말도 안 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유독 많은 보상을 받는 경우는 보통 두 가지 중 하나라고 말합니다.

[최광석/부동산 전문 변호사 : 맨 마지막에 거래된 땅들은 (시행사들이) 조금 차이 나게 높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고요. 아니면 토지소유주가 사업에 영향을 많이 미칠 수 있는 사람. 그래서 이걸 높은 금액에 사주고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인 경우죠).]

박 전 의원은 취재진에게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박재순/前 경기도의원 (수원시 지역구) : 몇 년 전부터 (시행사가) 그 땅 팔라고 계속 제안을 했고 난 안 판다고 했어요. 자기들이 마지막으로 와서 내 땅만 남았다고 그러기에 나도 어쩔 수 없이 판 거죠.]

실제로 박 전 의원은 수원 망포지구 일대 300필지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땅을 팔았습니다.

망포지구는 수원시가 주거시설 확충을 위해 개발에 나선 곳인데, 지역구 의원이 제일 고가에 마지막으로 땅을 매매한 셈입니다.

[박재순/前 경기도의원 (수원시 지역구) : 기자님도 와서 보면 그만한 장소가 없어요. 수원에서 제일, 정말 (좋은 땅인데), 그런 걸 (평당) 1천3백만 원, 1천2백만 원씩 받고 파는 게 바보인 거지. 서울로 치면 강남 한복판에 있는 건데…]

부산시의회 박재본 전 의원은 임기 중이던 지난 2014년 8월, 부산 지하철 노포역 주변 땅 216㎡를 사들였습니다. 이 땅은 개발제한구역과 상수도보호구역, 문화재 개발 대상 구역까지 묶인 곳입니다.

[담당 공무원 : (그 땅에서 식당을 하는 건 안되는 건가요?) 개발제한구역이니까 아예 안되는 거죠. (식당 주인들이) 이행 강제금을 내면서 영업하고 있습니다.]

박 전 의원은 토지 매입 후 불법 영업 중인 음식점으로부터 보증금과 임대료를 받았습니다.

돈을 받은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박 전 의원은 의회 복지환경위원장과 부산시 수돗물 평가위원이었습니다. 환경보호와 수돗물 품질에 누구보다 신경을 써야 할 공직자가 불법 영업을 묵인한 겁니다.

박 전 의원은 땅을 산 지 불과 9개월 만에 1억 원의 차액을 남기고 되팔았습니다.

박 전 의원은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며 추가 해명을 거부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조창현, 영상편집 : 장현기, VJ : 김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