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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너 보이스피싱범이지?"…경고음 보내는 '똑똑이 앱'

<앵커>

친절한 경제 경제부 한승구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앞서 기자 리포트도 있었지만, 보이스피싱 범죄 이게 아직도 이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기자>

이게 2006년부터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기억하실 겁니다. 초창기에는 "가족 중의 누가 납치됐다." 그런 식으로 해서 돈을 뜯어 가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이게 개인정보 유출하고 맞물리면서 아주 다양한 형태로 진화를 했습니다. 먼저 한번 들어보시죠.

[국민은행 콜센터 담당 이세호라고 합니다. 000 선생님 계십니까? (네. 본인입니다.) 지금 안전조치를 설정해야 되는데요.]

지금 들으신 것은 2010년에 은행을 사칭해서 걸려온 전화라고 저희가 보도를 했던 겁니다. 아무 데나 전화하는 게 아니고 내가 누군지 알고 전화를 했죠.

그런데 이때까지만 해도 말투나 억양에서는 연변 말투, 중국 동포 말투 티가 좀 났습니다. 그럼 요즘 목소리 한 번 들어보시죠.

[명의도용 건이고요, 본인이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전화드렸습니다.]

이건 올해 상반기에만 금감원에 6번이나 신고가 된 목소리입니다. 목소리도 좋고 억양도 전혀 어색한 게 없죠.

흔히 "에이 요새 누가 그런 거 걸리나?" 하지만 매일 116명이 평균 860만 원씩 사기를 당합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당할 것 같지만 2, 30대도 적지 않아서 피해 액수는 60대 이상보다 많습니다.

보이스피싱이라는 말이 생긴 지가 이제 10년 좀 넘었는데, 그동안 법원장이 당하기도 하고, 교수도 당하고 여기 당한 걸 비관해서 목숨을 끊은 사람들도 있었고 수많은 피해가 생기고 있습니다.

<앵커>

이게 잠깐 생겼다가 없어지는 범죄가 아니라 완전히 범죄 한 유형이 된 것 같은데 본인이 주의하는 것 말고는 어떻게 방법이 없습니까?

<기자>

일단은 현재로서는 그게 제일 중요합니다. 지금도 "은행원의 기지로 사기범들한테 송금이 되는 걸 막았다. 그래서 표창도 줬다." 이런 기사가 종종 나옵니다만 전체 피해 규모를 생각해 보면 이렇게 막는 건 한계가 있죠.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몇 가지 장치들이 있는데 그걸 소개를 해 드리겠습니다. 지금도 내가 이체한 돈을 상대방이 ATM기에서 찾으려면 일정 금액 이상이면 30분이 지나야 됩니다.

그런데 이 시간 안에 내가 사기당한 걸 알고 지급 정지를 시키면 다행인데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거든요. 지연 이체 서비스라는 걸 신청하면 이걸 최소 3시간으로 늘릴 수 있습니다. 3시간 동안 돈이 가고 있는 거예요.

은행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내가 한도를 정해서 예를 들면 100만 원 밑으로는 즉시 이체될 수 있게 한다든지, 내가 미리 등록해 둔 거래처나 가족 계좌에는 바로 이체할 수 있게 한다든지 이런 것도 가능합니다.

입금 계좌 지정 서비스라는 것도 있는데 내가 미리 지정한 계좌로는 내 돈을 전부 이체해도 상관없지만, 모르는 계좌로는 100만 원, 200만 원 이렇게 한도를 설정을 해 놓는 겁니다.

나는 안 당할 것 같아도 막상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으면 놀라고 당황할 수가 있습니다. 미리 이런 서비스들 신청해 두는 것도 생각해 볼 만 합니다.

<앵커>

이런 서비스 좋지만, 아예 이런 전화가 걸려오지 않거나, 아니면 통화를 해서 혹하는 중의 누군가 막아주는 그런 방법은 없을까요?

<기자>

지금도 몇몇 통화 어플들에서는 스팸이나 광고로 등록된 번호들은 전화가 오면 표시를 해 주는 기능들은 있는데 범죄까지 막기에는 부족한 게 많죠. 금감원이 인공지능으로 이걸 한 번 막아보겠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원리는 이런 겁니다. 금감원이든 수사 기관이든 그동안 확보해 놓은 자료가 굉장히 많습니다. 음성 파일로 돼 있을 수도 있고 쭉 글자로 풀어 놓은 것도 있고요. 이걸 기초로 해서 앱을 만든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걸 깔아 놓으면 전화가 왔을 때 앱이 그 내용을 쭉 듣고 있다가 "아, 이건 사기일 수 있겠다." 싶을 때 진동이든 경고음이든 이런 걸로 전화 받는 사람한테 알려준다는 거죠.

자료를 다 입력해서 그때그때 대조를 하는 건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가 없고 그건 전화 거는 사람 목소리만 바뀌면 아무 쓸데없는 거잖아요. 수많은 자료들을 가지고 패턴을 찾아내는 겁니다.

예를 들면 대화의 흐름 같은 걸 보는 거죠. 사람 없는 데 가서 통화하라든지, 주변에 누구한테 말하면 안 된다든지 이런 내용이 있을 때 경고를 해 준다는 겁니다.

지금 민간기업 여러 군데하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고요.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쓰도록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선탑재라고 하는, 아예 핸드폰 살 때 미리 깔려 있게 하는 이런 방식이 될 수 있게끔 추진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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