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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들어와 다짜고짜 못 6발 발사…3시간 만에 끝난 도주극

은행에 들어와 다짜고짜 못 6발 발사…3시간 만에 끝난 도주극
은행 업무가 막 시작된 오늘(10일) 오전 9시 2분 충남 당진시 송악농협 상록지점.

챙이 큰 모자를 쓰고 등산복 차림을 한 누군가가 들어왔습니다.

이 사람은 다짜고짜 가방에서 공구를 꺼내더니 손님을 위협했습니다.

가방은 직원에게 던지고서는 "돈을 담으라"고 소리쳤습니다.

이어 공구에서 못 6발을 벽면 등에 발사하며 직원과 손님들을 위협했습니다.

강도가 들고온 공구는 공기를 압축해 발사하는 전동 못총으로, 공사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타정기였습니다.

은행은 이내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타정기는 흡사 총처럼 생긴 데다 날카로운 못이 발사돼 손님이나 직원들이 충분히 위협을 느낄만한 상황이었습니다.

일부 손님은 창구 앞으로 몸을 숨겼고,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손님들은 재빨리 은행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은행 직원들은 가방에 현금 2천750만 원을 담아 강도에게 건넸습니다.

강도는 담긴 가방을 들고 타고 온 차량을 몰고서는 인근 야산 방향으로 도주했습니다.

달아날 당시 차량 번호판은 진흙으로 일부 가려진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강도가 돈을 털어가는 데 걸린 시간은 2분 남짓이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에 붙잡히는데도 3시간 30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오늘 낮 12시 35분쯤 은행서 6㎞ 떨어진 야산에서 강도를 검거했습니다.

이 강도는 은행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51·여)씨였습니다.

이 은행에도 자주 다녔던 손님이었습니다.

그는 개인 빚 4억 원을 포함해 가족 명의까지 총 9억 원의 빚을 진 상태였습니다.

오늘 아침 일어나 맥주 두 병을 마신 A씨는 은행을 털어 빚을 갚아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집에서 모자와 타정기 등을 챙겨 농협으로 향해 은행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가 타정기를 여기저기에 쏘며 강도질을 한 것입니다.

도주하다 차량은 야산에 버려두고, 산속에 들어가 술을 더 마셨습니다.

현금 2천250만 원 상당은 비닐봉지에 넣어 자신 곁에 뒀습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오늘 오전 7시 30분 큰 모자를 들고 집을 나서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하고,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수를 권유했습니다.

A씨는 결국 경찰관에게 자신이 있는 산 위치를 알려줬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 대해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며 "사라진 500만 원의 행방도 파악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충남지방경찰청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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