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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관할 부대도 몰라…'항공장애표시등' 설치 비용은 누가?

<앵커>

높은 건물 위에서 깜빡거리는 빨간 불빛 보신 적 있으시죠. 바로 비행 중인 비행기에 장애물이 있다는 걸 알려주는 항공장애표시등인데요, 군 공항에 필요한 항공장애등은 군이 설치 비용을 지급해야 하지만 정작 관할 부대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고우리 기자입니다.

<기자>

광주 군 공항 인근의 한 아파트입니다. 어두컴컴한 밤하늘 위로 항공장애표시등의 빨간 불빛이 반짝거립니다.

이 아파트는 얼마 전 LED 항공장애표시등을 설치하려다 포기했습니다.

1천 700만 원이 넘는 비용이 부담됐기 때문입니다. 결국, 주민들은 구의원에게 도움을 청했고 이 과정에서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군사시설 보호법상 항공장애등의 설치 비용을 관할부대장에게 청구하면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지급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공병철/광주 광산구의회 의원 : 소음피해로 2중, 3중의 고통을 안고 있는 입주민들에게 이런 비용들까지 부담하고 있고. 군사기지법, 군사시설법이 2016년도에 시행이 됐는데요. 해당 주민들은 이 법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지금까지 이같은 사실을 모른 체 아파트 관리비로 전구를 교체하고 전기세를 지불해 왔던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박용순/아파트 주민 : 필요한 데에서 우리한테 설치를 하라고 했으면 그 비용 부담을 그쪽에서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아파트 주민들 안 그래도 관리비 부담 많은데 그런 것까지 관리비로 부담시키는 건 좀 부당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광주 시내에 설치된 항공장애등은 모두 106곳. 군부대의 지원을 받아 설치된 경우는 한 곳도 없습니다.

군부대 측은 항공장애등이 민간공항에도 필요한 시설인 만큼 군부대가 설치비용을 지급하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제1전투비행단 관계자 : 지금 그거를 검토하고 난 다음에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지금 된다, 안된다를 말씀드릴 수가 없어서...]

광주 군 공항은 광산구와 서구 37개 동을 비행 안전구역으로 지정해 건물 높이를 제한하고, 항공장애등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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