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액 74% 증가…하루 116명, 10억 원씩 사기당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사기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면서 올해 상반기 피해액이 1년 전보다 70% 넘게 급증했습니다.

피해자 연령 등에 따라 '맞춤형'으로 대출빙자와 정부기관 사칭 등의 접근방식을 활용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1천80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보다 73.7%(764억원) 증가했습니다.

피해자는 2만1천6명으로 같은 기간 56.4%(7천573명) 늘었습니다.

매일 116명이 10억원(1인 평균 860만원) 전화금융사기를 당하는 셈입니다.

대포통장(보이스피싱에 이용되어 지급정지된 계좌)은 2만6천851건으로 27.8%(5천839건) 증가했습니다.

유형별로 보면 대출빙자형이 1천274억원(70.7%)으로 가장 많았고 정부기관 사칭형이 528억원(29.3%)이었습니다.

대출빙자형은 고금리 대출자에게 전화해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고 접근하는 방식입니다.

피해자가 관심을 보이면 기존 대출금을 일부 상환해야 신용도가 올라가서 저금리대출이 가능해진다며 자신들의 계좌로 입금하게 합니다.

대출빙자형 피해자는 40∼50대 남성이 494억원(39.3%)으로 가장 많았고 40∼50대 여성이 351억원(27.9%)이었습니다.

정부기관 사칭형은 자신이 검찰 수사관인데 피해자 명의가 사기 사건에 도용됐다고 속이며 접근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메일로 가짜 사건 공문과 가짜 신분증 사본을 보내 악성 앱을 깔게 합니다.

이어 금감원 1332로 전화해 피해 금액을 확인하라고 하는데, 이를 따르면 악성 앱을 통해 금감원을 사칭한 다른 사기범에게 연결됩니다.

이렇게 해서 피해자의 신뢰를 얻은 뒤 사기 사건과 관련 있는지 계좌 조사가 필요하다며 돈을 입금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이 같은 정부기관 사칭형 피해자 중엔 20∼30대 여성 비중이 34.0%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 고령층도 31.6%였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정보를 가지고 저금리로 바꿔주겠다며 접근하는 데 속는 경우가 많다"며 "보이스피싱 사기단의 수법이 갈수록 진화해 피해자도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