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권수립 70주년 열병식 개최…김정은 연설·ICBM·생중계 없어

북한이 70주년 정권수립일, 9.9절을 맞아 열병식을 열었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빼고 생중계를 하지 않는 등 수위를 조절했습니다.

방북 취재한 외신과 우리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오늘(9일) 오전 10시쯤부터 약 두 시간 동안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습니다.

열병식에는 지난 2월 건군절 열병식 때까지만 해도 모습을 드러냈던 '화성-14'형과 '화성-15'형 등 ICBM급 미사일이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군도 ICBM과 SLBM, 즉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동원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단 방북을 계기로 북미협상의 교착 타개가 모색되는 가운데 북한이 미국에 유화 메시지를 보내는 차원에서 수위 조절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대신 열병식에는 신형 대전차로켓 '불새-3'와 신형 152㎜ 자주포 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개발된 대표적 무기들이 여럿 등장했습니다.

열병식에 단골로 등장하는 KN-09 300㎜ 방사포와 KN-06 지대공미사일, 122㎜ 방사포 등도 식별됐습니다.

주석단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과 함께 나와 열병식을 지켜봤습니다.

김 위원장은 따로 연설하지 않았으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열병식 시작을 알리며 경제적 목표에 중점을 둔 연설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주석단에서 리 상임위원장과 환하게 웃으며 손을 잡고 들어 올리는 제스처로 친선관계를 과시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2015년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 때도 류윈산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주석단에서 같은 포즈를 취했습니다.

북한은 열병식을 생중계하지 않았습니다.

열병식에는 중국과 러시아 등 세계 각국의 고위급 외빈과 외신기자 140여 명 등이 초청됐습니다.

북한은 정권수립 70주년을 기념해 오늘 오후 체제 선전용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공연도 개최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사설에서 '최강의 전쟁억제력'을 갖게 됐다며 경제강국으로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신문은 그러나 '전쟁억제력' 등으로 에둘러 언급했을 뿐 핵·미사일 능력이나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