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폭염 때 원전·석탄 에너지 거래량 비중 연중 최고

역대급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 여름 원자력과 석탄으로 만든 에너지의 거래량 비중이 연중 최고치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액화천연가스 LNG와 신재생 에너지 거래량 비중은 연중 최저치였습니다.

경제성에만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 국내 발전 체계를 친환경적으로 바꾸겠다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 호응하지 못하는 수급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박맹우 의원이 전력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폭염이 한창이던 지난 7월 전체 전력거래량은 4만8천989GWh였습니다.

이를 연료원별로 살펴볼 때 총 전력거래량 중 원자력 1만2천420GWh과 석탄 2만1천243GWh의 전력거래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5.4%, 43.4%로 나타났습니다.

이 둘을 합친 비중은 68.8%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습니다.

원자력과 석탄의 비중은 1월 63.0%, 2월 65.4%, 3월 62.6%, 4월 62.6%, 5월 66.0%, 6월 66.1%로 줄곧 60%대 초중반에서 맴돌다가 7월에 70% 가까이 올라갔습니다.

반면 LNG와 신재생 에너지 거래량을 합친 비중은 지난 7월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30% 밑으로 떨어진 29.1%를 기록, 연중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골자는 그동안 경제성에만 맞춰 짜였던 국내 발전 체계를 더 안전하고 환경친화적으로 바꾸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경제성이 기준인 기존 체계에 따르면 전기 생산단가가 싼 원전과 석탄 발전이 먼저 가동되고, 그래도 부족하면 그보다 비싼 LNG·유류 발전 등이 돌아갑니다.

하지만 정부는 원전·석탄 에너지를 줄여가는 대신 신재생·LNG 발전이 이를 대체하도록 하는 '탈원전·탈석탄'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 기조를 잡은 상태입니다.

애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발표됐을 때 기대가 컸던 민자 LNG 발전사 업계에선 정책이 유야무야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옵니다.

박 의원은 "정부는 에너지 정책을 펴는 데 정치적 가치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각 에너지 연료원의 경제성·안전성·환경성을 따져 보다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에너지 전환은 앞으로 60년 이상 걸리는 정책으로, 현재는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지 액션에 들어간 것은 아직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여름철과 겨울철에는 전력 수요가 많아져 원전·석탄·신재생 등을 동원해 전력수급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동안 수리로 가동이 중지됐던 원전이 재가동되고, 미세먼지 문제로 중지됐던 석탄 발전소도 다시 가동에 들어가는 등 전력수급을 안정화하는 과정에서 비중이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