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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흑금성은 이중간첩?…박채서가 밝힌 전말

'그것이 알고싶다' 흑금성은 이중간첩?…박채서가 밝힌 전말
비밀공작원 흑금성은 이중간첩이었을까.

8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나는 조국을 배신하지 않았다. 흑금성 두 개의 공작' 편에서는 영화 '공작'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을 파헤쳤다.

지난 8월 8일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은 '흑금성'이란 암호명으로 비밀공작원으로 활약했다는 박채서 씨의 사건을 모티브로 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10년, 각종 뉴스와 신문에 갑자기 흑금성이 등장했다. 다름 아닌 간첩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이었다. 공작원 은퇴 후 남북 화해 분위기에서 대북 사업을 했다는 그는 군사 교범과 작전계획 등의 군사기밀을 북의 지령을 받아 넘겨받은 혐의를 받았다. 또한 당시 현역 장군이던 김모 소장이 친분이 있던 흑금성에 해당 내용을 넘겨준 혐의로 함께 국가보안법으로 엮여 기소됐다.

제작진은 박채서 씨를 직접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공작명을 잃고 산 지 20년, 박채서는 평범한 모습이었다. 그는 과거 김대중의 대선 캠프에 공작 정보를 흘린 이유에 대해 "난 김대중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원했다. 국민들이 선택이 올바르게 되도록 돕는 것이 내가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해 부당한 공작을 알려야 했다"고 말했다.

3사관학교 출신으로 야전사령관의 꿈을 키웠지만 한계에 부딪힌 박채서는 94년 안기부로 스카웃 되며 흑금성이라는 공작명을 받아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북측의 인사인 '리호남'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공작원 활동을 활발하게 펼쳤고 북풍 공작 사건 이후에는 물 밑에서 대북사업에 앞장서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 그는 간첩 협의로 체포되어 6년 형을 살게 된다. 그는 왜 간첩으로 몰렸던 것일까.

박채서는 그날을 이렇게 기억했다. "갑자기 수사관들이 집으로 들이 닥쳤다. 그리고 집의 구조를 잘 아는 듯 서재로 가서 교범을 모두 꺼내 증거품으로 압수했다"

박채서는 "처음에는 난 간첩 혐의라는 것도 몰랐다. 간첩 혐의로 잡혔다는 것을 알고 흥분할 수 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채서는 대북 활동 당시 친하게 지내던 리호남에게 군사 교범 몇 권과 남한의 지도 몇장을 요청 받아 넘긴 것이 전부였다. 수사관들이 주장하는 작전계획은 본 적도 없다고 했다.

이에 그는 "당시에는 나라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그런 자료들을 넘겼는데, 그런 판단은 해선 안되는 것이었다"고 후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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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일관되게 박채서와 그를 지원한 혐의의 김모 소장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어떠한 증거도 없던 상황에서 한 문서가 등장한다. 그들이 직접 작성했다는 문서. 그리고 그 문서는 실제로 박채서가 작성한 것이 맞았다.

그 문서는 수사관들이 박채서에게 지시해 작성했던 문서였다. 하지만 이를 재판에서는 증거로 채택했고 비밀 문서로 등재해 박채서는 이 문서에 대한 열람도 할 수 없었고 반론도 제기할 수 없었다.

또한 이 문서에 대해 참고인으로 재판에 참석했던 김종대 의원은 기밀 수준에 못미친다고 취증했지만 재판부는 그의 진술을 바탕으로 박채서를 유죄 선고했다.

이에 김종대 의원은 "너무 이상한 재판이라 본 것이 이 재판은 정략적인 동기가 없었다. 이런 게 재판이 되냐 하는 의문이었다. 이건 경징계 사안도 안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박채서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지금 생각하면 후회스럽고 바보스러운 일을 했다. 당시 나는 나름대로 신념을 갖고 했다. 하지만 나나 우리 가족을 생각했을 때는 후회스러운 일을 한 것이다"고 말했다.

영화 '공작'의 공개로 세상은 박채서에게 여러가지 시선을 보낸다. 그런 상황에서 그가 직접 자신의 치부를 드러낸 이유는 국가에 대한 충성과 억울함을 밝히고자 함이었다.

민간인 신분으로 북측에 정보를 전달한 것은 법의 처분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박채서는 북한의 인물을 자주 만나고 국가가 지지하지 않는 반대 세력을 지지하면서 자신이 범한 죄 보다 무거운 벌을 받은 것은 아니었을까. 석연치 않은 의문이 남는다.

(SBS funE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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