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유치원 위험' 사고 전날 알렸지만…구청 '들은 체 만 체'

<앵커>

서울 상도유치원 사건으로 넘어갑니다. 사고 하루 전 유치원 측이 건물에 금이 가고 기울고 있는 걸 발견해서 구청에 알렸지만 별 조치가 없었다는 사실이 새로 드러났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일을 고칠 수 있을까요.

조성현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 발생 이틀 전인 지난 4일 오전.

유치원 원장 김 모 씨는 사무실 벽에 금이 간 것을 발견하고 교사들에게 모든 교실을 점검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상도 유치원 관계자 : 꼼꼼히 점검을 했더니 곳곳에, 또 복도 벽체에 최근에 생긴 금들이 보였어요.]

다음 날인 5일 유치원의 요청으로 긴급회의가 소집됐습니다.

유치원 원장과 공사 현장소장, 안전진단 업체 관계자가 모였지만 관할 동작구청에서는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참석 요청을 받았지만 구청의 담당 직원은 다른 민원 현장에 갔습니다.

회의 끝에 유치원은 "건물에 여러 균열이 가고 2층 교실 아래 필로티가 기울었다"는 내용을 담아 구청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옹벽 안전진단이 시급하다, 공사를 계속 진행하면 위험하다"는 안전진단 업체의 의견도 첨부했습니다.

그러면서 긴급 점검을 요청했지만 구청은 현장을 점검하지 않았습니다.

유치원에서 받은 공문을 사고 당일인 6일 그대로 시공사에 전달하는 데 그쳤습니다.

[동작구청 관계자 : 어린이집 같으면 저희가 (등원 중단을 결정) 해요. 저희 시설이기 때문에. 그런데 아마도 유치원에는 직접적으로 그렇게는 못 하고요. 저희 시설은 저희가 하잖아요. 저희가 관리하는 구립 어린이집 이런 데는.]

유치원 역시 이런 위험 신호를 구청에만 보고하고 아이 부모들에게는 알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사고 당일까지 원생 120여 명은 아무것도 모른 채 등원했고 심지어 사고 나기 4시간 전까지 유치원에 머문 아이도 있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이승희, 자료제공 : 홍철호 의원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