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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7개월 뒤 다른 질병으로 사망했어도 8천만 원 배상

교통사고 7개월 뒤 다른 질병으로 사망했어도 8천만 원 배상
노인보호구역에서 관광버스에 치여 병원 치료를 받던 피해자가 7개월 뒤 다른 질병으로 사망했더라도 버스 공제회사 측은 유족에게 위자료와 치료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인천지법 민사21단독 박세영 판사는 A씨의 유족 3명이 전국전세버스 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박 판사는 A씨 유족 3명에게 위자료 등 총 8천6백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전국전세버스 운송사업조합연합회 측에 명령했습니다.

A씨(당시 81세)는 지난해 2월 16일 오후 3시쯤 인천시 강화군 한 노인보호구역 내 차로에서 우회전하던 관광버스에 치였습니다.

버스 조수석 쪽 출입문 측면에 치인 A씨는 넘어지며 버스 아래에 깔려 크게 다쳤습니다.

우측 다리뼈가 부러지는 등 수술 후에도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몸 상태가 악화한 A씨는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사고 발생 7개월 만인 지난해 9월 폐렴으로 숨졌습니다.

A씨 유족들은 사고 버스의 공제회사인 전국전세버스 운송사업조합연합회가 장례비와 치료비 등으로 총 1억 1천여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전국전세버스 운송사업조합연합회 측은 "유족들이 청구한 내과 진료비 대부분의 금액이 사고와 무관하고 간병비도 지나치게 책정됐다"고 맞섰습니다.

그러나 박 판사는 "당시 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노인보호구역으로 바닥에는 '노인보호구역'이라는 글씨가 진하게 쓰여 있었다"며 "전방에는 노란색과 흰색으로 칠해진 과속방지턱도 있었고 '천천히'라고 적힌 붉은 테두리의 삼각 표지판도 세워져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런데도 운전기사는 전방주시 의무를 게을리한 채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며 "보험자인 피고는 유족인 원고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박 판사는 사고 장소에 좁게나마 인도가 있었음에도 피해자가 차로 위를 걷다가 버스에 치였고, 만 81세라는 많은 나이가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점 등을 고려해 피고의 손해배상 책임을 80%로 제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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