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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50만 원짜리 수박, 250만 원 굴비? 물가도 양극화"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9월 7일 (금)
■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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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금치 한 단에 10,000~12,000원… 물가 심각
- 통계청 물가상승률과 체감물가 큰 차이 나
- 폭염, 농·축·수산물 가격에 큰 영향…일부 포장김치, 품절사태
- 추석 과일, 지난해보다 비싸고 품질 떨어져
- 전통시장서 추석 준비…약 9만 원 저렴
- 99,000원짜리 김영란법 선물세트 인기
- 정부 추석 물가 안정 대책, 성수품 공급↑·직거래 장터 통한 할인판매
- 서비스·외식 물가 너무 많이 올라 체감 물가 내리긴 어려워


▷ 김성준/진행자:

한 주 간의 경제 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경제 포커스>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이제 추석이 코앞에 다가왔는데. 농산물 가격. 비싸네요. 예상은 했지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요즘 시금치 들어간 김밥 드셔보셨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잘은 모르겠는데. 기본적으로 최근 들어서 별로 시금치를 먹어본 기억이 없는 것 같은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사실은 7, 8월에는 시금치가 쉽게 상하기 때문에 김밥에 잘 안 넣거든요. 그런데 지금 아마 마트에 가보시면 시금치 한 단에 옛날에 3~4,000원 하던 게 10,000원, 12,000원 해요. 그래서 소비자들이 지나갈 때 저 1자가 잘못 찍힌 게 아니냐고 물어본대요. 지금 심각합니다. 정말로.

▷ 김성준/진행자:

그것은 진짜 웃을 일이 아니네요. 시금치 하나에. 저거는 들었는데요. 요즘 고깃집 같은 곳 가면 상추는 많이 줘도 배추는 잘 안 주더라고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배추도 지금 7~8,000원이고요. 일부는 1만 원에 팔리고 있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 배추 달라고 하면 안 주겠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그런데 통계청의 물가를 보니까. 8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에 비해서 1.4% 상승에 그친 거예요. 11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이에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채소나 과일이나 농산물, 수산품 말고 뭐가 빠졌으니까, 가격이 떨어졌으니까 이렇게 된다는 것 아니에요? 누가 이걸 믿겠습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매번 체감물가와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느냐. 똑같은 질문을 매번 하는데요. 이 물가지표는 460개 품목을 가중평균화 하거든요. 여기에 12개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거기에 식료품도 있고 교통비, 통신비, 전기요금, 주류, 담배, 교육 다 들어가는데요. 가장 가중치가 높은 게 무엇일까요. 전기요금과 같은 수도연료비예요. 이게 16개 품목에 불과하지만 가중치가 17%나 됩니다. 그런데 식료품이나 비주류. 사실은 여기에 들어가는데요. 이게 품목이 133개예요.

▷ 김성준/진행자:

1/4 좀 되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그렇습니다. 거의 1/3~1/4 정도 되는데 가중치는 13%에 불과해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물가 관리를 잘 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정부 입장에서는 그런 게 좋겠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네, 그러다 보니까 아무리 배추나 시금치 가격이 많이 오른다 하더라도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그런데 특히나 지난달은 가정용 전기세 누진제로 전기요금, 가중치가 제일 높은 전기요금이 한시적으로 인하됐단 말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체감물가와는 전혀 안 맞는데. 그런데 채소와 과일 가격 품목별로 보면 장난이 아닙니다. 배추, 무, 파, 상추, 양배추가 지난 7월보다 한 달 만에 적게는 50%, 많게는 100%가 뛴 겁니다. 그리고 시금치는 한 달 만에 130%가 뛰었고요. 국제유가 상승으로 휘발유와 같은 석유류 가격도 12%, 두 자릿수 뛰었는데. 이러다 보니까 정부가 좀 배추와 무값은 잡아보자고 해서 수천 톤을 사들여서 긴급 방출을 했습니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일주일 동안 배추, 무 가격은 두 자릿수 안팎으로 올랐어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어렵죠.

▷ 김성준/진행자:

한계가 있는 거죠. 더군다나 여름 날씨 영향도 있었겠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폭염이 농축산물에는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요. 그리고 앞서 배추 얘기를 하셨는데. 배추값이 폭등하다 보니까 일부 포장 김치는 품절 사태입니다. 지금 배추가 포기당 6, 7천 원 정도. 그런데 올 여름 폭염, 가뭄, 태풍까지 겹치다 보니까. 고랭지에서 재배되고 있는 배추의 수확량이 급감했고요. 또 상태가 굉장히 무르고 좋지 않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 폭염에 상태가 좋으면 이상한 거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그러다 보니까 이게 수급 때문에. 배추 가격만 오른 게 아니라 김치의 부재료인 무 가격, 고추 가격. 고춧가루가 1년 전에 비해서 40% 뛰었고요. 이러다 보니까 아예 집에서는 사실 김장김치가 딱 떨어질 시기거든요. 그래서 포장 김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마당에. 포장 김치 업체와 대형마트들은 수급이 어려우니까 아예 매대 판매부터 시작해 온라인 판매를 안 하고 있어요. 업계 1, 2위 업체조차도. 그러다 보니까 추석도 문제이기는 한데. 찬바람 불면 서서히 김장철인데요. 그러면 배추에 양념과 같은 부재료까지 올랐기 때문에. 올해 김장 대란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김장도 김장이지만 추석 다가오면서 제사상에 올릴 과일도 문제인데. 과일도 꽤 올랐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수박을 저는 제일 좋아하는 여름철 과일인데 못 먹고 있어요. 마트에서는 3만 원대고요. 백화점에서는 5만 원 짜리입니다. 이러다 보니까 수박이 한 달 새 얼마나 올랐나 봤더니 63%가 뛰었어요. 과일이 한창 굵어야 할 7월인데. 7월 내내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됐죠. 또 태풍으로 낙과 피해도 컸고요. 공급량 자체가 대폭 줄었습니다. 그나마 경매에 나온 과일도 상품성이 떨어지다 보니까. 사실 제수용, 선물용이면 크고 상처 안 나는 것을 선호하는데. 지난해에 비해서 그런 과일 비중이 60~70% 수준으로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비싸고 품질은 떨어지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추석 전 대목인데. 이미 시세는 사과는 10% 이상 올랐고요, 배도 20~30% 이상 시세가 올랐습니다. 이외에도 단감, 포도, 복숭아 모두 두 자릿수 이상 가격이 올라서. 가격 떨어진 것 없나 눈 씻고 찾아봤더니 귤만.

▷ 김성준/진행자:

귤은 왜 떨어졌어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떨어지지는 않았어요. 하우스 귤만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이것 하나 빼놓고 나머지는 다 올랐어요.

▷ 김성준/진행자:

차례상 비용 걱정이네요. 차례를 축소해서 할 수도 없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이게 그러니까 잡채 만들 때 시금치 빼야 하고요.

▷ 김성준/진행자:

잡채에 시금치를 빼면 말이 안 되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그래도 지금 너무 상황이 급박하니. 그래도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리는 비용에 대한 통계가 나오고 있는데. 가장 공신력 있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aT공사인데요. aT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추석 성수품 28개 품목을 조사해 보니까 한 7%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건데요. 이게 4인 가족 기준 전통시장에서 28개 품목을 사면 23만 2천 원 정도, 대형마트에서 사면 32만 9천 원 정도. 그러니까 같은 품목을 전통시장에서 준비하면 9만 원 가량 저렴하다는 겁니다. 품목별로 보니까 쌀이 1년 전에 비해서 33%, 남아도는 쌀이 33% 올라갔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쌀은 남아돌잖아요. 남아돌아서 정부가 일부러 수매를 해줘야 되고. 이것을 북한에 보내야 되느냐, 말아야 되느냐. 이런 얘기하고 있는 쌀이 어떻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날씨 탓도 있고요. 수요와 공급을 못 맞추다 보니. 사람들은 햅쌀을 선호하고 묵은쌀은 안 먹고. 이러다 보니까 또 수급이 안 맞는 겁니다. 그래서 배추, 무, 시금치, 사과, 배, 밤, 대추 다 올랐어요. 떨어진 것은 있습니다. 계란 가격이 좀 떨어졌고요. 1년 전과 비교하면. 북어와 조기가 가격이 조금 떨어졌어요.

▷ 김성준/진행자:

계란 가격은 이번에 식중독 사태 때문에 좀 더 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차례상 구입비용은 앞으로 두 번 더 발표됩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13일, 20일 두 차례 더 발표하니까. 홈페이지를 참조하시면 저렴하게 알뜰 소비를 할 수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저렴하게 하실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상대적으로 아끼실 수 있다. 이런 얘기일 것이고. 김영란법이 시행된 다음에 추석선물세트의 규모가 많이 작아졌잖아요. 좀 실속형으로 바뀌고, 어쨌든 그 액수를 맞춰야 하니까. 그런데 최근 들어서 다시 고가의 선물이 팔린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더라고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그렇습니다. 김영란법 시행 3년이기는 한데 올 초에 개정을 하지 않았습니까. 기존 경조사비 10만 원에서 5만 원으로 낮아진 대신에. 농축산물에 한해서 그 동안 5만 원이던 게 10만 원까지 올라갔단 말이죠. 그러다 보니까 여전히 가성비 중심의 5만 원 이하 선물 세트도 많지만. 99,000원 짜리 이른바 김영란 선물세트가 뜨고 있다는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이 계약 관계에서 갑인 사람에게 선물을 해줘야 하는 을의 입장에서는 김영란법 5만 원 짜리 이하도 할 수 있지만. 법이 허용하는 액수가 10만 원으로 되어버린 마당이니까 10만 원으로 안 할 수가 없어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맞습니다. 거기에다가 김영란법이라는 것은 공직자나 유관기관에 대해서 하는 것이지만. 아예 고가선물, 2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선물도 잘 팔리고 있어요. 도대체 200만 원대 선물이 뭐가 있냐고 하실 텐데. 한우, 청과, 과일도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과일이 200만 원 짜리가 있어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기능성 수박은 하나에 50만 원 짜리도 있습니다. 사각으로 재배했다거나 이런 것들. 그리고 와인. 굴비도 있어요. 굴비가 250만 원 짜리가 등장했습니다. 그런 것들, 이런 것들이 꾸준히 잘 팔리고 있고요. 그러니까 이런 식이에요. 선물을 주고받아야 할 대상이라면 이왕이면 할 바에야 제대로 감사 표시를 하자. 이렇게 고급 선물을 찾고 있는 사람들도 늘고 있어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소득 양극화에 이어서 소비 양극화의 한 일면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정부가 물가 잡겠다고 대책을 발표했는데 잡힐까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일단 다소 좀 어려워 보이고요. 지금 사실 추석이 조금 물가 대란이 예고되니까 당초 예상보다 일주일 정도 앞당겨서 정부가 추석 물가 안정 대책을 지난주에 발표했습니다. 발표했는데 핵심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성수품 공급을 좀 늘리겠다. 그리고 직거래 장터를 통해서 할인 판매를 하겠다는 건데요. 그래서 농산물뿐만 아니라 축산물, 임산물, 수산물까지 14개 중점 관리 품목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데. 적게는 1.3배, 많게는 1.7배까지 공급하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전국에 있는 농협 매장, 그리고 직거래장터를 통해서 할인 판매를 하겠다고 하는데. 문제는 추석 물가 이외에도 외식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어요. 서비스 물가, 외식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서. 정부가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체감 물가를 끌어내리기는 쉽지가 않아 보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게 지금처럼 소비가 줄어들고 경제가 어려워서 주머니 사정 때문에 지갑을 닫는 상황인데도 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사실 훨씬 더 안 좋은 상황이고.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 특히나 서민들 고통이 더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경제 포커스> 여기서 정리하죠. 이인철 소장님은 다음 주 개편 이후부터는 수요일에 소식 전해주시기로 하셨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네.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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