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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핫식스' 이정은 "첫 메이저 우승이 터닝 포인트…2년 연속 상금왕 도전"

[취재파일] '핫식스' 이정은 "첫 메이저 우승이 터닝 포인트…2년 연속 상금왕 도전"
-"한화클래식 우승이 터닝 포인트..샷감, 자신감 올라와 남은 대회서 충분히 타이틀 경쟁 가능"
-다음 주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 위해 오늘 출국.."여행 삼아 편안한 마음으로 다녀올 것"
-"작년 마지막 우승했던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첫 타이틀 방어 하고파"


지난주 KLPGA 투어 최고액 우승 상금(3억 5천만 원)이 걸린 한화클래식 우승으로 시즌 첫 승을 '메이저'로 장식한 이정은 선수가 이번 주 KG· 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는 결장하고 다음 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오늘 출국했습니다.

출국 이틀 전에 서울 송파구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그녀를 만나 인터뷰 했습니다. 체육학과 4학년인 이정은은 마지막 학기 학점을 이수 중인데 학업과 투어를 병행하는 게 쉽지 않다고 털어놨습니다.
이정은(사진=연합뉴스)
"솔직히 쉬는 주에 학교 나온다는 게 쉽지는 않죠. 그래도 학생이니까 학교 생활도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회가 있는 주에는 수업을 못 들으니까 과제물로 보충하고 지도 교수님(박영민 체육과 골프부 교수)과 상의해서 부족한 부분을 메워나가고 있어요. 이제 졸업까지 딱 한 학기가 남았네요. 아무리 피곤해도 수업 시간에 졸지는 않아요(웃음)."

한화 클래식 우승 직후 펑펑 흘린 눈물의 의미를 묻자, 그동안 주변 분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마음 고생을 털어내는 순간 울컥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제가 4승으로 하고 6관왕에 오르면서 팬 분들의 사랑과 주목을 분이 넘치게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올해는 시즌 시작할 때부터 솔직히 빨리 우승해야 한다는 조급함과 부담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원하는대로 우승이 쉽게 오지 않아서 답답하던 차에 이렇게 큰 메이저대회에서, 그것도 제 소속사(크라우닝)가 운영을 맡은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돼서 감격스러웠고, 또 무척 어렵게 세팅된 코스에서 그걸 다 이겨내고 해냈다는 게 아주 뿌듯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계속 흐르더라고요."

이정은은 올해 상반기에 미국과 일본 투어를 병행하느라 상대적으로 국내 투어에는 집중하기 어려웠습니다. 시즌 첫 우승에 앞서 KLPGA 투어 12개 대회에 나와 준우승 3회, 3위 2회를 기록했고 기권도 한 번 있었습니다. 미국 LPGA 투어에는 4차례 출전해 ANA 인스퍼레이션 16위, 롯데 챔피언십 16위, US여자오픈 17위, 그리고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는 컷 탈락했고, 일본 JLPGA 투어 살롱파스컵에서는 3위를 기록했습니다.

"우승을 못하니까 많은 분들이 성적이 왜 안나는거냐 걱정하셨는데 저는 개인적으로는 나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미국과 일본 왔다갔다 하면서 계속 상위권에 꾸준히 들었잖아요. 그런데 주변 분들의 기대와 눈높이는 우승에 맞춰져 있다보니까 그런 게 조금 힘들었어요. 저도 모르게 피로가 쌓이다 보니까 샷이 조금씩 틀어진 것도 있고요. 그런데 후회는 하지 않아요. 이런 경험들이 다 제 골프 인생에 좋은 소중한 자산이 될 것 같아요."

이정은은 일반 대회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우승 상금이 걸린 한화클래식 우승으로 단숨에 시즌 상금 순위를 9위에서 3위로 끌어올렸습니다. 1위 오지현과 격차가 7천5백만원, 2위 최혜진과는 3백만원 밖에 나지 않아 남은 대회에서 승수를 추가할 경우 언제든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습니다.

<상금순위>
1위 오지현 751,353,947원
2위 최혜진 679,172,153원
3위 이정은 676,254,780원


특히 평균 타수에서는 69.62로 오지현과 최혜진을 제치고 1위로 치고 나와 올해 초 최우선 목표로 삼았던 평균 타수 부문 타이틀 방어에도 청신호를 켰습니다.

<평균타수>
1위 이정은 69.62
2위 오지현 69.93
3위 최혜진 69.95


이정은은 한화클래식 우승이 자신감을 되찾는 터닝포인트가 됐다면서 남은 대회에서 승수를 추가해 끝까지 타이틀 경쟁을 펼치겠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제가 에비앙 챔피언십 다녀오면 KLPGA 투어 6개 대회를 남겨두게 되는데, 상금 규모가 큰 메이저 대회도 2개(하이트진로 챔피언십, KB금융 스타챔피언십)나 포함돼 있으니까 지금 샷감과 자신감이라면 남은 대회들도 좋은 성적이 기대되고요 어렵게 첫 승 물꼬를 튼 만큼 2승, 3승을 하게 된다면 상금왕이나 평균타수, 대상 그런 타이틀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 같아요."

이정은이 에비앙 챔피언십을 마치고 국내 투어로 복귀하는 첫 대회는 오는 21일 개막하는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입니다. 이 대회는 지난해 그녀가 시즌 4승을 달성하며 전관왕의 발판을 마련했던 대회여서 타이틀 방어에 대한 의지가 강합니다.

"에비앙 다녀와서 컨디션 조절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좀 좋은 플레이 보여드리고 싶고요 쉽지는 않겠지만 처음으로 한 대회 2년 연속 우승, 타이틀 방어라는 걸 꼭 해보고 싶어요."

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의 목표를 묻자 솔직 담백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구체적 목표를 세우기 보다는 제 플레이만 하자 그런 생각? 그냥 좋은 경치 구경도 많이 하고 여행 다녀온다고 생각하고 부담 없이 편안하게 치려고요."

그러면서 아직 본격적으로 LPGA 투어에 진출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가끔 상금랭킹 자격으로 나갈 수 있는 대회는 나가겠지만 아직은 미국 투어 진출할 준비는 안 되어 있어요. 일단은 국내 투어에 집중해야죠. 제가 지금 KLPGA 투어에서 5승을 했잖아요. 계속해서 승수를 쌓아가다가 어떤 계기가 생기면 그 때 미국 진출을 고민해 보겠죠."

이정은은 지금도 아버지가 운전해 주시는 차로 통학을 하고 연습장과 대회장도 오갑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교통 사고로 다리가 불편해 휠체어에 의지하는 몸이지만 딸을 위한 헌신과 뒷바라지를 멈추지 않습니다. 이정은도 아버지가 운전을 해주셔야 제일 마음이 편안하다고 합니다.

"아마 제가 투어 생활 끝낼 때까지 부모님과 함께 다니지 않을까 싶은데요? 부모님이 자식을 위해서 이렇게 헌신적으로 해주시니까 저도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엄마 아빠 행복하게 해드려야죠."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는데 우승 기념 떡을 먹어보라고 취재진에게 건네는 그녀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번졌습니다. 골프 팬들에게는 부활한 '핫식스'의 남은 시즌 활약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듯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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