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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20년 구형' MB 1심 결과는…다스 소유·삼성 뇌물 핵심 쟁점

유영규 기자 ykyou@sbs.co.kr

작성 2018.09.06 15:2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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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징역 20년 구형 MB 1심 결과는…다스 소유·삼성 뇌물 핵심 쟁점
110억 원대 뇌물수수와 350억 원대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오늘(6일)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함에 따라 이제 1심 단계에서는 재판부의 판단만 남겨뒀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받는 16개 혐의 중 형량을 가를 핵심쟁점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입니다.

특가법은 수뢰액이 1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특경법은 횡령을 통한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합니다.

대법원 양형기준을 봐도 뇌물수수액이 5억 원 이상이면 감경이나 가중 요소가 없어도 징역 9∼12년, 가중 요소가 있으면 징역 11년 이상∼무기징역까지 권고됩니다.

횡령죄는 액수가 300억 원 이상이면 기본 징역 5∼8년, 가중 요소가 있으면 징역 7∼11년의 형량이 권고됩니다.

두 가지 혐의가 검찰 주장대로 인정되면 중형이 불가피합니다.

여기서 검찰 주장의 전제이자 공소 논리의 골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자동차부품업체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점입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제 주인이기 때문에 경영진에게 지시해 339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하도록 하고, 다스 법인자금을 자신의 선거캠프 운영비와 개인적 소비 등에 사용할 수 있었다는 것이 검찰의 논리입니다.

검찰은 다스 소유관계의 중요성을 고려해 91쪽 분량의 공소장 가운데 13쪽을 다스 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기초 사실'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의 첫 정식 재판에서도 다스가 이 전 대통령의 소유라는 주변 인물들의 진술을 대거 공개하며 포문을 열었습니다.

반대로 이 전 대통령은 재판 내내 "다스는 내 것이 아닌 형님 이상은 회장의 것"이라는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팽팽히 맞섰습니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다스의 소유 문제를 기초 사실로 기재한 검찰의 공소장이 재판부에 유죄 심증을 심어줘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된다며 공소가 기각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다스의 소유권은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입증하는 데서도 중요한 고리입니다.

총 111억 원의 뇌물액 가운데 절반이 넘는 68억 원은 삼성에서 대신 내준 다스의 BBK 투자금 반환 소송 비용이라고 검찰은 결론 냈습니다.

이른바 사주를 겨냥한 특검팀의 수사와 금산분리 완화 이슈 등 당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적 지원이 필요했던 삼성 측과, 미국에서 투자금 소송 1심에 패소한 다스 실소유주 이 전 대통령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소송비 대납'이라는 뇌물성 거래가 가능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입니다.

물론 이 혐의의 판단과 관련해서는 과연 삼성이 내준 소송 비용을 뇌물로 볼 수 있느냐는 쟁점도 있습니다.

검찰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사면을 기대하고 소송 비용을 내줬다는 관련자 진술 등을 근거로 이 돈이 대가성 있는 뇌물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은 '대납 소송'이 아닌 '무료 소송'이었고 이건희 회장의 사면은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한 정책적 결정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다스 실소유주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의 1심에서 재판부가 다스의 주요 현황이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사실을 인정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이 사무국장은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무국장의 재판은 이 전 대통령의 재판과 별도이지만, 법원의 이런 판단은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습니다.

다만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를 두고 판단을 내린 것은 아닌 만큼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에서 받은 약 7억 원의 특수활동비,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 등 민간부문으로부터 받은 약 36억 원의 뇌물 등도 이 전 대통령의 형량을 좌우할 중요한 혐의로 꼽힙니다.

국정원 자금 수수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당시 국정원장들이 같은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줄줄이 '뇌물 무죄·국고손실 유죄'라는 판단이 나온 만큼 이 전 대통령도 비슷한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민간부문과의 뇌물거래 혐의 중에서 수수액이 22억6천만 원으로 가장 큰 이팔성 전 회장의 뇌물을 두고는 이른바 '이팔성 비망록'에 대해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도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이 전 대통령과의 면담 일정과 청탁 내용, 전후의 심경까지 세세히 적힌 이 전 회장의 비망록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은 "의도적으로 만든 것 아닌지 신빙성이 의심된다"고 주장하며 검찰과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결국 비망록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감정을 받게 됐습니다.

각종 뇌물 혐의를 입증할 '키맨'으로 꼽히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비서관의 진술 신빙성도 재판의 주요 쟁점 중 하나였습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이 제시한 대부분 증거에 동의해 약 4달간의 재판 과정에서 증인신문이 1명밖에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300일 넘게 재판하며 140명 가까운 증인신문을 진행한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과는 차이가 컸습니다.

다만 이 전 대통령 측은 각종 혐의를 털어놓은 김 전 기획관의 검찰 진술 내용을 두고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등 건강상태가 좋지 못한 영향으로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