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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초딩 대통령' 저격에 트럼프 '발끈 트윗'…'공포'에 빠진 백악관


fear 책표지
"대통령이 초등학교 5~6학년처럼 굴어" (제임스 매티스 美 국방장관)
"대통령이 트윗하는 침실은 '악마의 작업장'" (라인스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대통령의 백악관은 '미친 도시'" (존 켈리 현 백악관 비서실장)
"특검에 가면 곧바로 죄수복 걸치게 될 것" (존 다우드,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


참모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쏟아냈다고 알려진 얘기들입니다. 다음 주 출간 예정인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Fear: Trump in the White House)'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이 책은 448페이지 분량으로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을 비롯한 트럼프의 사람들을 수백 시간에 걸쳐 심층 인터뷰한 결과물이라고 소개됐습니다. 다음 주 최종본 공식 출간을 앞두고 백악관은 그야말로 '공포'에 발칵 뒤집혔습니다.

'광분'한 트럼프 대통령은 반박 트윗을 7개나 연달아 올리며 책 저자를 맹비난했습니다. 자신을 대놓고 비난했던 언론인의 존재가 새삼스러울 것도 없습니다만,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신경질'은 유달랐습니다. 신간의 저자가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으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하야시켰던 '세기의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이기 때문입니다.
밥 우드워드(좌) - 트럼프 대통령 통화 녹취 (출처: 워싱턴포스트)
지난달 14일 밥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과 11분 분량의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이 녹취본은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밥 우드워드가 통화 초반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신의 허락을 받고 전화통화를 녹음하겠습니다"라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네, 좋습니다"라고 답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초반부터 "당신이 나와 인터뷰하겠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는데, 도대체 누구에게 얘기를 듣고 책은 쓴 거냐"며 다그칩니다. 우드워드가 "대통령 주변에 가까운 사람 대략 6명 정도에게 계속 인터뷰 요청을 했다"고 답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도 나에게 관련된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며 취재원을 대라고 집요하게 요구합니다. 우드워드가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얘기 못 들었냐"고 반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콘웨이 고문을 대뜸 바꿔주며 대질신문(?)을 하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말미에 "우리는 또 '아주 나쁜 책'을 보게 되겠군"이라고도 합니다.
▲ 밥 우드워드-트럼프 대통령 통화 녹취록 일부 (출처 : 워싱턴포스트, 편집 : AP)

● 대통령 하야시킨 '세기의 특종기자' 대 現 대통령 '정면승부'
밥 우드워드 -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포'의 저자 밥 우드워드는 자신의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백악관은 "고장 난 행정부 신경계"로 묘사했고, 자신이 취재했던 수많은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의 제보와 증언을 "행정부의 쿠데타"로 규정했습니다.
[취재파일] '초딩 대통령' 저격에 트럼프 '발끈 트윗'…'공포'에 빠진 백악관
[취재파일] '초딩 대통령' 저격에 트럼프 '발끈 트윗'…'공포'에 빠진 백악관
[취재파일] '초딩 대통령' 저격에 트럼프 '발끈 트윗'…'공포'에 빠진 백악관
이런 내용이 어제(5일)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공개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폭풍 트윗' 7건을 올리며 반박에 나섰습니다. 이 중에는 "난 대통령을 비난하지 않았다"고 책 내용을 부인한 매티스 장관과 켈리 비서실장,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의 성명서를 첨부한 트윗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우드워드의 책은 사기와 속임수"라며 맹비난했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우드워드의 책은 '역겨운 것'일 뿐"이라며 책의 신뢰도를 깎아내렸습니다.
[취재파일] '초딩 대통령' 저격에 트럼프 '발끈 트윗'…'공포'에 빠진 백악관
하지만 아직 나오지도 않은 책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서점 아마존에서는 예약주문만으로 이미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CNN은 "밥 우드워드가 묘사한 백악관 내부 모습은 그간 주류 언론이나 마이클 울프의 '화염과 분노', 전직 백악관 참모 오마로자 뉴먼의 회고록 '언힌지드' 등에 등장한 모습과 놀랍도록 일치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뜨거운 반응'은 과거 대통령을 탄핵 직전까지 몰아서, 스스로 사임하게 만들었던 '특종기자'의 이름값 때문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탄핵' 얘기만 들어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그래서 우드워드의 신간이 더 거슬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칼 번스타인(왼쪽)과 밥 우드워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드워드를 맹비난하자, 우드워드의 동료 칼 번스타인이 '지원 사격'에 나섰습니다. 번스타인은 CNN 방송에 출연해 "우드워드의 책은 우리를 트럼프 백악관의 내부로 안내하는데 그곳은 '공포 쇼'가 벌어지는 곳"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는 "트럼프가 초래한 '국가비상사태'를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이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번스타인을 줄곧 '이야기 조작꾼'이라며 비난해왔습니다.)

우드워드와 번스타인, 두 명의 대(大)기자는 지난 1972년 이른바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 보도를 함께 했던 미국 언론계의 살아 있는 전설입니다. 두 기자의 활약상은 1976년 영화 '모든 대통령의 사람들(All the President's Men)'로도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최초 기사를 '물어왔던' 우드워드 역할은 로버트 레드포드, 뛰어난 글솜씨로 기사를 작성한 번스타인 역할은 더스틴 호프만이 맡았습니다.
[취재파일] '초딩 대통령' 저격에 트럼프 '발끈 트윗'…'공포'에 빠진 백악관
우드워드의 신간 소식에 이어 오늘은 '익명의 고위 관리'가 뉴욕타임스에 트럼프 행정부의 '복잡한 속사정'을 폭로하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습니다. 익명의 현직 고위 관리가 쓴 글의 제목은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 저항 세력의 일부입니다(I Am Part of the Resistance Inside the Trump Administration)'로, 트럼프 대통령이 초래할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썼습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초대형 악재' 앞에 놓였습니다. 다음 주(9월11일) 우드워드의 '공포'가 공식 출간되고 나면 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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